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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서민 죽이는 '경유가 인상'인가

대기오염 이라면 경유차 생산부터 막아야

허영구 | 기사입력 2005/05/05 [13:10]

또 서민 죽이는 '경유가 인상'인가

대기오염 이라면 경유차 생산부터 막아야

허영구 | 입력 : 2005/05/05 [13:10]

[허영구의 세상보기] 올 7월부터 경유가가 리터당 63원 오른다. 그 뿐만 아니라 오는 2007년까지 계속 인상할 방침이다. 정부는 경유차의 대기오염 피해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한다. 그러면서 경유차의 출시는 계속되고 있다. 만약 정부 말대로 대기오염 피해를 막으려면 자동차 회사의 경유차 생산과 판매나 경유차 수입을 원천적으로 막아야 할 것이다.


 휘발유가격보다 싼 경유 때문에 경유사용 승용차를 구입한 사람들, 원천적으로 경유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트럭이나 버스 등은 운행을 중단하거나 줄이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경유가격을 인상하면 소비가 줄어들고 그래서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 끊임없이 경유가격을 인상해 왔는데 실질적으로 경유소비가 줄어들었다는 근거가 있는지 모르겠다.


 문제는 경유를 사용하는 차를 운행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처지다. 가격이 오른다고 차를 운행하지 않거나 운행거리를 줄일 수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서민들에게는 지출이 더 늘어날 것이고 기업이나 자영업자에게는 비용이 더 늘어날 것이다. 또 하나 자동차 회사가 주장하는 기술향상을 통한 경유자동차의 연비문제나 공해문제에 있어 얼마만한 개선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동시에 밝혀야 한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가격과 관련해 그 가격의 산정기준 문제다. 가격은 원가와 이윤 그리고 세금 등 부과금을 감안하여 시장에서 결정된다. 물론 실질적인 독과점품목인 석유가격은 국가의 일정한 통제를 받는다. 주변의 수많은 주유소가 가격을 차등화하고 마치 경쟁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이 사실상 담합의 구조를 갖는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서 가격을 인상한다면서 인상된 가격이 누구의 품으로 돌아가는지 설명이 없다. 정유회사들은 가격산정방식을 영업비밀에 부치고 있다. 그래서 가격이 인상될 때마다 정유회사들은 폭리를 취하고 있다. 작년 에스케이, 엘지, 현대, 에쓰오일 등이 올린 순익은 수조원대에 이른다. 그렇다면 그들이 경유가 심각한 대기오염을 유발시키므로 대기오염유발분담금이라도 제대로 냈는가 묻고 싶다. 지난해 엘지칼텍스 노조가 지역의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자는 요구를 내걸고 파업했을 때 무자비한 탄압을 자행한 것만을 보더라도 그들이 이윤을 대기오염방지를 위한 사회적 투자에 사용하지 않음을 충분히 알 수 있다.


 정부는 대기오염방지 목적으로 경유가를 인상하고 석유자본가들은 계속 이윤을 축적한다. 결국 서민의 주머니를 털어서 자본가의 배를 불리고 있다. 경유가를 인상한다고 1톤 트럭에 고등어나 배추를 싣고 온 가족이 먹고 살기 위해 온 동네를 떠돌며 목청을 높이는 아저씨가 운행을 중단할 수 있단 말인가? 도심에 집을 마련할 형편이 안 되어 외곽에 살면서 먼 거리를 출퇴근해야 하는 서민이 출근거리를 줄이기 위해 집을 옮길 수 있는가? 아니면 직장을 관두란 말인가?


 지금 전국의 덤프트럭 2만6천대 중 1만5천대의 운전노동자들이 3일째 운행을 중단하고 파업중이다. 화물운송차량과 같은 조건으로 유가보조 및 면세유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물론 이들의 요구에는 부당한 과적단속 철폐, 불법 재하도급 및 다단계 알선 금지, 적정운반단가 보장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정부가 버스, 화물차 등 운송업계에 대해서는 그나마 인상분 전액을 향후 3년간 유가보조금으로 지급하겠다고 하는데 소형트럭을 가지고 살아가는 영세 자영업자들에게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
 
 특히 소형 중고 트럭을 한 대 구입해 녹음기를 달고 떠돌이처럼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생계형이다. 요즘처럼 새로운 아파트가 들어서면 출입을 금지 당하기 일쑤고 그래서 이동반경은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경유가격을 인상하면 그들의 하루 돈벌이는 더 줄어들 것이다. 그러면 일하는 시간과 이동거리는 더 멀어지고 경유를 더 많이 소비할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사회에서 노동자 서민이 생존한다는 것은 자본가의 철저한 이윤추구 속에서 끊임없이 빼앗기는 일이다. 자본과 결탁한 국가권력이 이를 도와주고 있다.


... 이 기사는 본사와 남양주뉴스(www.nyjnews.net)간 뉴스협약에 의해 게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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