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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표, 박정희를 반만이라도 닮기를”

[특별기고] 대권 꿈꾸며 작전권 포기, 아버지 얼굴에 먹칠하는 것

김성전 | 기사입력 2005/10/13 [08:49]

“박근혜 대표, 박정희를 반만이라도 닮기를”

[특별기고] 대권 꿈꾸며 작전권 포기, 아버지 얼굴에 먹칠하는 것

김성전 | 입력 : 2005/10/13 [08:49]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국회 국방위 종합감사에서 작전 지휘권과 관련하여 한 발언을 보고서 필자는 세가지 부분에서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첫째, 박근혜대표는 한국의 최대야당의 대표이기 이전에 국회국방위원으로서 질의를 하기 앞서서 얼마나 준비를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국회가 상임위 중심의 제도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들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최대 야당의 대표로서 모범을 보여야 할 사람이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에 대해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제대로 확인해 보지 않고 질문했다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아무리 당대표로서 바쁘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질의를 하려면 보좌진을 통해서나 당의 전문위원을 통해서라도 기본적인 사실관계부터 확인할 것을 주문하고 싶다.









▲11일 오전 열린 국방위의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질의하고 있다.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박항구 기자
둘째, 대통령 후보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전시작전통제권과 같은 중요한 사항을 정쟁의 도구로 사용하지 말아야한다는 것이다.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는 한나라당의 전신인 민정당의 대통령후보였던 노태우 전대통령이 1987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내용이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의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를 정쟁의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셋째, 박근혜 대표의 아버지 박정희 전대통령이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무엇을 하려고 했고 무엇 때문에 고민했었는가에 대해 깊게 생각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자주국방을 주장했었던 정치지도자 중 박정희 전대통령만큼 구체적이고 적극적이었던 사람은 없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박근혜 대표는 아버지의 국방정책에 대해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는지 스스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박정희 전대통령은 당시 카터 대통령의 미 7사단 철수에 따른 불화 속에서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무기 개발을 포함한 자주국방정책을 실현해 나갔다. 박 전대통령은 미군의 영향권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했고 독자적인 작전통제권을 갖고자 노력했다는 것이다.

또한 1.21사태(일명 김신조 사건) 직후인 1968년 4월18일 미국의 호놀룰루에서 열린 존슨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은 미국에게 작전통제권 환수를 요구했었으나 미국 측이 그 요구를 묵살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미국과의 동맹도 중요했지만, 미국으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얻어내고자 노력했고, 때로는 불협화음을 감수하고서라도 미군이 철수하려고 한다면 나가라고 하는 배짱을 보였다는 것이다.

물론 박 전대통령의 죽음으로 자주국방의 종결을 보지는 못했지만 박근혜 대표로서는 정쟁을 위해 아버지가 그토록 보고자했던 자주국방을 포기한다는 것에 대해 훗날 역사가들이 비판할 가능성이 매우 커 보인다.

박근혜 대표의 발언요약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1일 국방부 종합감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전시 작전통제권 행사를 통해 스스로 한반도 안보를 책임지는 명실상부한 자주군대로 거듭날 것"이라고 연설한 것에 대해 "전시 작전통제권을 미군인 연합사령관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자주군대가 아니라고 표현하는 것은 지나치게 자학적인 국방인식"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소속 국가들도 전시에 준하는 사건이 발생하면 미군인 총사령관의 통제를 받도록 돼있다"며 "전시 작전통제권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해서 이들 국가의 군대가 자주군대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또 "미국과의 관계 등 복잡한 문제에 대해 생각과 준비 없이 발언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박근혜 대표가 놓치고 있는 것들

여기서 박 대표가 인식하지 못하고 놓치고 있는 것들이 몇가지 있다.

첫째, 나토군의 지휘체제를 박근혜 대표는 정확히 모르고 있다.

나토군은 한국에서의 연합사 지휘구조와 같은 직렬식 지휘구조를 가지고 있으나 나토회원국들은 이원적 군대조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nato의 경우 조직이 군사조직과 민간 조직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단순한 군사조직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논의의 편의를 위해 군사분야 만을 한정시킨다 하더라도 큰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한국군은 거의 모든 부대가 연합사령관의 통제를 받게 되지만, 나토회원국들은 자국의 군대 중에 나토에 소속되어 나토사령관의 지휘를 받는 군대와 자국의 방어를 위해 자국의 군통수권자가 직접지휘를 하는 군대로 나누어져 있다는 아주 기본적인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5·18 광주항쟁 당시 부대의 운영과 관련하여 나토적인 방식을 통해 연합사령관에게 책임이 없다고 빠져 나갔었다. 그러나 당시에 과연 한국군의 구조상 대통령이 작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부대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원래 군사적 상황을 의미하는 데프콘은 5단계가 있는데 현재와 같은 평시상태가 데프콘 4이다. 데프콘 3에서는 작전권이 연합사령관에게 넘어가기 때문에 사실상 국가의 위기가 닥치면 작전권이 곧바로 미군에게 넘어가는 것이다.

다만 평시인 데프콘 4에서만 한국군이 작전권을 갖게 하는 것은 혹시라도 광주항쟁과 같은 상황에서 제기될지도 모르는 작전권의 책임을 피해가려는 미국의 의도가 숨어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둘째, 나토군의 사령관은 반드시 미군이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나토의 사령관은 회원국들이 상의해서 결정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처럼 반드시 주한미군사령관이 연합사령관을 담당하는 것과 나토의 체제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박근혜 대표는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자주국가와 역사에 대한 인식의 문제이다.

박근혜 대표의 아버지 박정희 전대통령은 끊임없이 친일파 논쟁에 휘말리고 있다. 그렇다면 박 대표는 아버지의 명예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군 통수권의 문제에 대해서는 자주적인 입장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대권을 꿈꾼다면 더더욱 일국의 대통령이 가져야할 군 통수권과 자주권에 대해 깊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아주 작은 국가들도 군대의 작전지휘권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태평양전쟁에서 미국에 패망한 일본도 작전권을 미국에게 주지 않았다.

그렇다면 자주국가가 가져야 할 자주권 중에 군 통수권이 거의 절대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대권을 꿈꾸는 최대 야당의 대표가 작전지휘권을 찾으려는 현직 대통령에게 적극 협조는 하지 못할망정 정쟁을 위해 딴지를 건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다.

박 대표의 아버지 박 전대통령이 만주군관학교 2기생으로 수석 졸업하였고, 일본육사 57기로 편입해 일본군 장교가 되었을 때, 과연 무엇을 원했을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만약 아버지 박정희 전대통령이 단순히 일본 군대의 장교로서 출세를 원했다면 그는 영원히 친일파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박정희 대통령이 식민지가 아닌 독립국가의 군인이기를 원했다면, 직업군인으로서 작전지휘권을 가진 군대를 만드는 것이었으리라고 생각한다. 아마 그의 가슴 속 한이었을 지도 모른다.

세계 11위 경제대국의 군대가 작전지휘권이 없다?

박근혜 대표는 세 가지 이유에서 전시작전 지휘권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본다.

첫째, 반복되는 말이지만 1987년 즉 18년 전에 한나라당의 전신인 민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전시작전권 환수를 대통령 선거공약에 사용했기 때문에 한나라당의 대표로서 그 정책을 유지하지 않는다면 그것에 대한 충분한 이유를 먼저 설명해야 할 것이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없다면 그것은 스스로 정략적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둘째, 인류의 역사를 통해서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의 군대가 작전지휘권을 갖고 있지 못했던 국가의 예를 들거나 설명해야 할 것이다.

세계의 모든 국가가 혼자서 자주국방을 할 수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미국 밖에 없다. 아니 미국도 자주국방을 못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홀로 자주국방을 못한다고 해서 작전통제권을 포기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셋째, 한나라당은 틈만 있으면 한미동맹관계를 내세워서 작전권 환수에 대해 시기상조론을 이야기 하는데 한미동맹과 작전권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 만약 동맹관계와 작전권 환수가 관계가 있다면, 박근혜 대표는 두 가지 질문에 대해 대답을 해야 할 것이다.

하나는 일본과 한국 중 미국의 입장에서 어느 나라가 더 동맹관계가 강한가를 답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왜 미국은 일본에 대해서는 작전통제권을 요구하지 않는지 답해야 한다.

군 작전통제권은 포기할 수 없는 권리이자 의무이다

일국의 대통령으로서 군사작전통제권의 환수를 요구하는 것은 포기할 수 없는 권리이자 당연한 의무이다. 더욱이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여당이든 야당이든 군 통수권에 대해서는 반드시 자주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



자주독립 국가는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자주적인 군 통수권과 자주





▲군사평론가 및 가칭 평화재향군인회 사무처장     ©데일리서프라이즈

적 외교권이다. 을사늑약(1905)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타의에 의해서 이 권리를 침탈당했을 때 우리는 국치일이라고 하면서 식민지배 상태에 놓였다고 하는 것이다. 더구나 세계 11위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스스로 작전통제권을 포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만약 미국이 이를 환수해주지 않으려고 버틴다면 스스로 침략국가임을 자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이 주려고 하는데 스스로 받지 않겠다고 한다면 이는 자발적 노예주의자이거나 미국의 스파이일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일국의 최대 야당지도자가 군의 작전 통제권이 없는 것을 보고서도 분개하지 않고 포기하는 것을 정당화한다면 우리는 친일파의 후손이라 어쩔 수 없다고 판단, 절대 대통령 후보가 되어서는 안 될 사람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박근혜 대표는 지금이라도 스스로의 생각을 바꾸고 국민 앞에 사과를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스스로 국방위원회를 떠나서 다른 위원회로 사보임할 것을 주문한다. 박근혜 대표가 자신 있는 위원회로 옮기고 국방위원회에는 국방전문가를 내보내서 엄청난 예산을 사용하는 국방부에 대한 견제기능을 야당 스스로 갖추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평군 사무처장


... 이 기사는 본사와 데일리 서프라이즈(www.dailyseop.com)와의 뉴스협약에 의해 게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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