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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의 문화예술 어디로 향하는가?

성남문화재단 “공간은 있어도 정체성은 없다”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06/11/03 [23:17]

성남의 문화예술 어디로 향하는가?

성남문화재단 “공간은 있어도 정체성은 없다”

유일환 기자 | 입력 : 2006/11/03 [23:17]
성남아트센터가 개관 1주년을 맞았다. 아트센터의 모태인 성남문화재단 출범이 2004년 12월 20일부터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 것을 감안한다면 이제 2주년을 맞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지난 기간 동안 수많은 성과도 있었지만 그 속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그에 대한 대안을 찾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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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단 출범 이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 중 하나가 문화의 정체성 찾기에 대한 모호성이었다. 기존의 성남예총, 성남문화원 등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고, 3000여개가 넘는 지역 순수 문화예술단체가 문화센터, 주민자치센터 등을 토대로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는 시기였다.
▲성남아트센터 개관 기념 공연 장면.     © 성남일보
이때 등장한 것이 문화재단이었다. 시기상조라는 진단까지 나오기도 했다. 아트센터 운영과 문화재단이 갖는 본연의 업무는 분리되어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여론이 높았음에도 개관을 얼마 남지 않을 상황에서 성남시는 거대한 아트센터의 운영을 먼저 고려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공사비 16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예산으로 꾸려진 성남아트센터가 개관을 앞두고 각종 공연 등에 투입되는 비용이 150억원, 그리고 매년 200억원 가까이 쏟아 부어야 할 처지였기 때문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문화재단 설립이라는 방안이 나왔고, 급기야 문화재단이 설립초기부터 본연의 업무보다 아트센터 관리로 방향을 돌려 상임이사와 아트센터 사장을 겸하는 자리에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예술의 전당 운영 경험이 풍부한 이종덕씨를 임명했다.

특히, 새롭게 출범하는 성남문화재단은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자체 예산을 마련할 근거를 전혀 마련하지 못했다. 광역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문화재단은 기금을 조성해 운영할 수 있지만, 기초자치단체는 매년 전액을 시에서 보조 해줘야 운영이 가능한 처지였다.
 
매번 새롭게 등장하는 자치단체장의 문화예술의 기조에 따라 운명이 바뀔 수 있는 불안전한 구조다. 따라서 광역단체로 한정한 ‘문화예술진흥법’ 개정 또는 경기도의 ‘전문예술법인 등의 지정ㆍ육성조례’를 개정해 기부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밑바탕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2004년 2월 성남발전연구소(소장 송태수)의 주관으로 열렸던 토론회에서 김세훈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은 “문화재단을 설립하기위해서는 목적을 명확히 하고, 운영을 어떻게 하며, 어떠한 위상을 부여할 것인가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며 “성남시 계획을 보면 시설관리에 치중하고 있어 자칫 문화재단이 시설관리공단으로 격하되고 행정관리 기능만을 수행가게 되어 문화재단 설립초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역 예술인 홀대에 따른 대립관계도 심각하게 나타났다. 가장 먼저 개관 공연에서 성남예총(회장 방영기)이 문화재단 개관공연과 여기에 참가하는 민간예술인 축하 한마당 행사를 놓고 실랑이를 벌였다.
 
개관을 앞둔 6월 경 성남예총 9개 지부장과 긴급 모임을 갖고 성남아트센터의 개관 목적과 개관 공연에서의 지역 예술인 배제 등의 이유를 묻는 질문서를 이종덕 상임이사 앞으로 전달했다.
 
당시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성남아트센터는 누구를 위한 아트센터 인가’라는 내용과 ‘지역 예술인에 대한 배려는 무엇인가’와 함께 ‘성남예총을 배제하고 도대체 누구와 지역 향토예술 발전을 도모 하고자 하는가’라는 등의 내용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롭게 선보인 탄천페스티벌

2006년 8월 성남문화재단에서는 성남시 예술인들의 실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해 문화통화 시스템의 기반을 조성하고 향후 문화예술 진흥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 수집을 위한 ‘성남문화예술인 실태조사’를 실시해오고 있다.
 
이번 조사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문화재단 중에서는 처음으로 실시되는 것으로 문학과 미술, 무용, 연극 등 9개 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4백 명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더불어 10월에는 주민창작활성화 사업인 ‘성남인의 창작진흥’사업과 동단위의 문화적 가치와 정체성을 재발견하는 ‘우리 동네 문화공동체 만들기’사업으로 아트클립을 선보였다.
 
태평4동 주민들이 실생활이 포함된 예술 활동을 경험함으로써 예술과의 거리감을 좁히고 더 나아가 생활 속의 문화적 특징을 찾아내고 이를 지역축제로 발전시킬 가능성을 모색한 계기였다.
 
그리고 8월에는 분당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탄천 둔치와 분당구청 앞 잔디광장, 중앙공원 등에서 국내외 공연단의 다채롭고 흥미로운 행사 ‘ 탄천페스티벌’이 열리기도 했다. 

그동안 골칫거리로 남아있던 기부금 문제도 해결책을 찾았다. 10월 25일 전문예술법인 지정 경기도문화예술진흥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 경기도에서 18번째로 문화예술진흥법 규정에 따른 전문예술법인으로 지정됐다.
 
그동안 문화재단의 기간적 문제가 조례 개정으로 인해 1년으로 단축된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예술법인으로 지정되면 기부금품을 공개 모집할 수 있고 행정지원도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는 등 혜택이 주어진다. 또한 각계 명사들로 구성된 성남아트센터 후원회가 10월 24일 발족했다.
 
후원회는 공연.전시사업을 지원하는 중장기적 발전기금을 조성하고 각종 문화강좌와 영재 발굴 등 잠재적 고객을 키우는 문화예술 저변확대에 기대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화재단 역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문화도시 성남’을 위한 3개년 사업을 설정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 방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시 공간 꾸밀 문화도 찾아야

하지만 여전히 과제는 남아있다. 지난 10월 17일 열렸던 ‘문화의 도시 성남,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를 묻는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대부분 지역민들과의 협력체계와 지역 문화의 실정에 맞는 프로그램과 참여 공간의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문화재단 출범 당시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김세훈 연구원은 “중앙정부와 자치단체와의 관계, 그리고 지역민들의 협조와 협력관계구축이 관건이라 할 수 있다”며 “각 도시마다 문화도시를 지향하고 있지만 명확한 이미지가 그려지지 않고 있어 사람과 공간, 그리고 시민이 주체가 되면서 명확하게 구체적인 이미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성남문화원 한춘섭 원장은 “10년 전이나 20년 전에도 문화 발전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 왔지만 시장의 의지와 함께 시스템화 되지 못하면서 지지부진해 졌다”며 “성남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예 것을 살피는 단초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남문화연대 하동근 공동대표는 “성남은 도시 공간 디자인과 문화를 접목할 수 있는 여러 번의 의 기회가 있었지만 문화행정은 이를 따라 오지 못했다”며 “도시의 정체성 부분, 성남을 어떻게 거점도시로 육성해 나갈 지, 또 강남을 연결하고 수지, 용인을 어떻게 끌어들이느냐의 문제 등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화재단이 갖는 가장 중요한 분야는 두 가지다.
 
첫 번째가 바로 문화재단 본연의 임무를 향한 체계의 개편이다. 민선 4기와 함께 재신임에 성공한 이종덕 사장이 이끄는 현재의 시스템은 문화재단 초반 거대한 아트센터를 운영하기 위해 맞춘 구조다.
 
상임이사를 축으로 공연사업국, 문화사업국, 기획운영국, 예술감독 등으로 나뉜 구조를 버려야 한다. 솔지히 말하자면 문화재단 밑에 아트센터가 들어가는 것이 올바른 구조지, 아트센터 밑에 문화재단 업무가 들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현재까지 문화재단 본래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문화사업국을 별도로 새로운 조직으로 꾸려야 한다. 한 부서에서 모든 것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 형태의 기관으로 연구, 기획, 사업 등을 따로 분리해야 한다.

두 번째가 지역의 문화예술인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이다. 번번이 굵직한 행사에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배제된다.
 
개관 공연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해 지역문화예술인 실태조사, 탄천페스티벌, 지난 9월 처음으로 열린 성남국제무용제 등에서 지역문화예술인을 찾아보기란 힘들었다.
 
일부 자체 행사를 제외하면 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참여한 기획물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때마다 나온 핑계는 바로 지역문화예술인의 ‘수준’이었다. 전문 예술인이라기보다는 아마추어 정도의 수준으로 평가했고, 국제적 또는 전국적 명성을 얻고 있지 못한 탓도 있었다. 그 때마다 지역문화예술인들은 성남문화예술제를 통하거나 자체 대관 공연을 통해 성남아트센터 무대를 밟아보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런 홀대를 막기 위한 방법은 양자의 교류다. 문화원과 성남예총이 정기적으로 문화재단과의 만남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문화예술의 질적 발전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전문 예술인을 통해 일궈내는 문화센터 역할을 문화재단이 맡고, 이곳에서 지역출신과 유명 문화예술인들이 만나야 한다. 문화재단과 함께 성남의 뿌리를 찾고, 고증과 절차를 거쳐 향토사료를 발굴하고, 향토문화재 지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특히, 남한산성과 탄천, 백제의 온조대왕과 동박삭, 판교의 쌍용줄다리기와 이무술 집터 다지기 등 보존하고, 계승해야할 문화의 핵심도 정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2007년은 문화재단이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고, 성남문화를 집대성하면서 가장 중심축에서 움직일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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