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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화 좋습니다...그러나

국립박물관 무료화 '유감'... 기능 무시한 통합 역작용 우려 높다

최병식 경희대 교수.사립박물관협회 자문위원 | 기사입력 2008/02/18 [08:20]

무료화 좋습니다...그러나

국립박물관 무료화 '유감'... 기능 무시한 통합 역작용 우려 높다

최병식 경희대 교수.사립박물관협회 자문위원 | 입력 : 2008/02/18 [08:20]
▲ 최병식 경희대 교수.     ©박물관뉴스
[특별기고]
얼마전 국립박물관의 무료관람정책이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거론된 바 있다.
 
무엇보다도 국민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는 결단으로 여겨지며 ‘문화대국’으로 성장해가기 위한 과정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이 분야를 연구해온 사람으로서 환영보다 걱정도 앞서는 마음 감출길이 없다.

문제는 ‘무료관람정책’ 그 자체에 대한  안은 상당한 파괴력이 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하는 대안마련과 정책적인 지원체계, 이로 인하여 발생될 소장품수준의 저하, 예산운영의 한계, 사립뮤지엄들의 상대적 어려움 등을 감안한 제도가 동시에 가동되지 않으면 그 파급효과에 더불어 가중되는 세금부담만 가중될 가능성이 적지않다.

해외의 사례를 살펴보면 우선 무료관람정책을 구사하는 유일한 국가는 영국의 예를 들어볼 수 있다.

영국의 무료관람정책은 상설전시로 제한하며, 대부분 특별전은 별도로 유료티켓을 구입해야 한다. 당시 문화ㆍ미디어ㆍ스포츠부는 세 단계로 무료관람정책을 시행하였는데, 먼저 1999년 4월에는 어린이에게 무료관람을 실시하였고, 2000년 4월에는 60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그리고 2001년 12월에는 모든 사람들에게 무료관람을 실시하도록 하였다. 2001년에 정책이 시작된 이후로 박물관을 방문하는 관람객 수는 전국적으로 75% 증가하였다.

2005년도 문화ㆍ미디어ㆍ스포츠부의 지원을 받은 박물관들의 관람객 수는 총 3,400만 명 이상으로 집계된다. 2004년 조사에 따르면 전 해에 관람료를 유료화했던 박물관들이 무료관람정책을 실시하고 약 500만 명의 관람객이 증가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항상 무료관람정책을 해 왔던 대영박물관이나 내셔널갤러리, 테이트갤러리 등은 같은 기간 동안 9% 이상의 관람객이 증가하였다고 밝혔다. 이는 무료관람정책을 통해 박물관에 관한 전반적인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2006년도는 과거 관람료를 받았던 박물관들이 무료입장을 실시한 이후 가장 성공적인 해로 650만 명의 관람객이 박물관을 더 방문하였고, 무료관람정책이 시행된 이후 5년 동안 그 수치는 83% 상승하였다.
 
런던에서 과거 입장료가 유료였던 박물관의 관람객 수는 86% 증가하였다. 항상 무료관람을 실시하고 있었던 대영박물관과 내셔널 갤러리, 테이트갤러리 등은 같은 기간 동안 관람객 수가 8% 상승하였다.

그런가 하면 2007년도 대영박물가관은 무려 540 만명이 다녀갔으며, 네셔널갤러리는 410만명이 다녀감으로서 두 개의 뮤지엄만 합쳐도 거의 1천 만명을 육박할 정도로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그러나 이와같은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 영국정부는 가장 핵심적인 지원책으로 ‘르네상스프로그램 (renaissance in the region)’을 구사하였다. 각 지역별로 나뉘어진 뮤지엄 기구들을 위하여 박물관ㆍ도서관ㆍ문서고 위원회(council for museums, libraries and archives/ mla)에서는 2002년 4월 허브 지원시스템에 돌입하였다.
 
문화ㆍ미디어ㆍ스포츠부가 1997-2008년 사이 국립박물관과 갤러리에 지원한 보조금은 63% 증가했다. 이는 박물관의 무료관람정책을 실시하기 위한 입장료 수익에 지원했던 1억 4천만 파운드(한화 약 2,553억 8천만 원)를 포함해 2000-2001년 이후부터 5년 동안 13억 파운드(한화 약 2조 3,713억 4천만 원)를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많은 뮤지엄들은 기업체로부터 후원금을 받기 위하여 바쁘게 움직였고, 전시 홍보를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무엇보다도 기부문화가 어느정도 정착된 사회적 분위기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여기에 방대한 뮤지엄 회원제 운영, 자원봉사 그릅의 활성화 등으로 부족한 예산을 지원받는 사례가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영국의 사립뮤지엄들은 여전히 이와같은 지원과 노력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나마 출발부터가 법인화되고 어느 정도는 안정된 구조로 이루어진 튼실한 재정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사립들의 상대적인 빈곤은 국공립들의 무료화 정책 이후에 많은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로 미루어볼 때 영국의 무료화 제도는 어느정도 결실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를 우리나라의 환경으로 바꾸어 생각했을 때는 쉽지 않은 문제들이 곳곳에 산재한다. 잘 알다시피 비영리로서 항구적인 사회 공공성을 위하여 존재하는 박물관의 성격에서는 영리적인 행위를 할 수 없다.
 
특히나 우리나라와 같이 기부문화가 없고 국가와 기업의 지원이 거의 미약한 환경에서 사립뮤지엄이 성장해간다는 것은 위의 사례와는 몇 배 이상 어려운 것은 당연한 현실이다.

지역에서는 이미 수많은 축제들이 한창이고 축제기간에는 관람객이 눈에 띠게 줄어드는 현실에서 다시 국립뮤지엄들의 무료화정책을 시행한다고 하면 도대체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사립뮤지엄 관장들의 한 숨소리가 벌써 몇 명 째인지 모른다.

사립뮤지엄들의 지원체계는 복권기금과 학예사 지원등 30여억원이 전부이다. 200여관을 넘는 대규모 시스템으로서는 답답한 현실이다.

모처럼 내놓은 뮤지엄정책으로서 정부의 의지가 담긴 것은 이해하지만 사립뮤지엄들의 입장료와 운영비의 상당부분을 보조하는 프로그램이 동시에 구사되지 않는 한 12개 전국의 국립박물관과 1개 국립현대미술관을 제외한 500여개 가까운 공립, 대학, 사립뮤지엄들이 받는 타격 또한 대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쌓여있는 현안과제들, 박미법 대폭수정, 학예사제도 개선, 등록제도와 등록 후 관리제도, 평가시스템 가동, 기금지원의 현실화 등 많은 부분에서 논의해야 할 부분이 산적해있다. 이 상태에서 인수위가 발표안 ‘무료관람정책’은 언젠가는 다루어져야 할 안이지만 최일선의 현장을 최소한이라도 고려한 사안이었다면 너무나 성급했다는 것이 결론이다.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프랑스, 미국이 시행하고 있는 부분 무료관람제도 같은 완충기간을 거친 신중한 대처가 필요할 것이다. 일본의 독립행정법인제도와 같은 시스템전환에 대한 부분적인 밴치마킹, 미국의 비영리 준정부기구 시스템 등의 성격 등에 대한 이해와 대비하여 개선과정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무료화에 대한 논의를 한다면 더욱 견고한 대국민 문화향수권 신장을 위한 대안이 될 것이다.

더군다나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시행하지 않는 제도를 유일하게 영국에서 시행했던 필연성과 장단점의 검토, 환경의 차이 분석 등은 필수적이다.
 
더우기 영국이 동시에 노력했던 자율재정의 확보, 기업의 협찬유도, 회원제와 기부를 위한 다양한 제도와 노력, 전시기획을 위한 전문성 확보 등은 단순히 무료화제도만으로는 불가능한 매우 입체적인 환경적인 조성을 요구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원본 기사 보기:박물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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