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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의 얼굴들 ... 광주 분원서 ‘부활’

얼굴은 화합의 상징 ... 아름다움 느끼는 박물관 만들터

박물관뉴스 | 기사입력 2008/09/11 [11:20]

천의 얼굴들 ... 광주 분원서 ‘부활’

얼굴은 화합의 상징 ... 아름다움 느끼는 박물관 만들터

박물관뉴스 | 입력 : 2008/09/11 [11:20]
[주말 가이드 - 김정옥 박물관얼굴 관장] “4년 전에 박물관을 만든 것은 쓰레기통을 겨우 만든 것이다. 박물관을 만들어 이들 유물들을 수집하지 않았다면 이들 유물은 버려져 역사 속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물건들이죠.”
 
지난 2004년 경기도 광주시 분원에 사람을 주제로 한 얼굴 박물관(www.visagej.org)개관해 사람과 얼굴의 만남을 통해 역사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김정옥 ‘박물관 얼굴’ 관장(68)의 독특한 철학이다.
 
김 관장은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프랑스로 유학해 젊어서 영화 등에 심취해 60년대부터 극단 ‘민중극단’,‘자유극장’ 대표 등을 맡아 활발한 연극 활동을 해 온 원로 예술인다. 
 
그런 김 관장이 박물관과 인연을 맺은 것은 천태만상의 형태를 하고 웃음을 잃지 않고 있는 얼굴의 매력에 빠졌기 때문이다. 김 관장은 60년대 말부터 중앙대 연극영화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배우의 표정과 관련이 있는 다양한 형태의 얼굴상을 만나면서 40여년 간 얼굴 유물 수집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그러다가 보다 체계적으로 얼굴의 형상학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연극인의 길을 접고 박물관인으로 제2의 인생을 걷고 있다.
 
이런 김 관장의 철학은 자신이 직접 지은 ‘쓰레기’라는 시에 함축적으로 담겨져 있다.
 
“쓰레기와 더불어 산다. 내가 죽으면 버려질 쓰레기와 더불어. 쓰레기 속에 묻혀 산다. 내가 죽으면 거뜬한 마음으로 묻힐 수 있는 쓰레기 속에.”
▲ 얼굴과의 만남이 새로운 삶의 지표를 보여줬다고 강조하는 김정옥 관장.     ©박물관뉴스
- 얼굴을 수집하게 된 동기는.
 
유물을 수집하게 된 동기는 60년대 말 연극현장에서 활동하면서 연극과 관련한 소모품을 구입하기 위해 전국 곳곳을 방문했다. 60년대말이나 70년대에는 지금처럼 우리의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전무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민중의 생활상이 베어있는 민속품이 사라져 가는 것을 보고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유물을 수집하게 된 것이 오늘에 이른 것 같다. 
 
그래서 당초에는 민예품적인 것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수집하기 시작하다가 당시 연극을 하는 관계로 배우의 표정과 관련 있는 목조각상이나 목조 석인상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 얼굴박물관의 철학은. 
 
당시 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는 목조각상 등을 수집하지 않았다면 쓰레기로 처리돼 우리의 역사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남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유물이 우리세대 뿐만 아니라 후세에도 전해져 선조들의 삶의 족적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우리 박물관은 기존 박물관과 달리 틀에 박힌 박물관이 아니라 무질서 속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박물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박물관 전시도 그러한 정신을 살리는 방향에서 이뤄지고 있다.
 
우리 박물관은 기존 박물관과 달리 연극 연습장이나 공연장 같은 분위기를 내는 박물관을 만들어 보려한다. 그러나 쉽지 않은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즉 기존의 박물관 개념이 우리의 인식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박물관에서는 경우에 따라서는 공연도 할 수 있는 열린 박물관을 만들 생각이다.
 
우리 박물관에 있는 유물들은 쓰레기가 될 것을 유물로 수집해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무질서한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살아있는 박물관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협회나 지원단체 등이 등식화 된 논리를 갖고 박물관을 재단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박물관의 다양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 우리가 비판하는 문화 권력화의 양상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 박물관을 운영해 보시면서 애로 사항이 있다면. 
 
박물관을 운영하면서 가장 아쉬운 점은 우리 박물관과 지역사회와의 소통의 문제가 원만히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예를 들어 다른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와 비교해 광주시의 문화 마인드 제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1세기는 문화의 시기라고 말한다.
 
그러나 광주시의 경우 우리 박물관을 찾아 가도록 하는 이정표나 진입도로 등의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아 아쉬움을 갖고 있다.
 
- 박물관 얼굴이 그리는 미래상이 있다면. 
 
박물관이 공연예술과 한데 어우러지는 공연예술과의 만남을 통한 공연 예술페스티벌 등을 해보고 싶다. 광주시도 붕어찜축제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적 콘텐츠를 갖는 박물관 등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방안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그동안 얼굴박물관은 얼굴을 형상화 한 특별전과 공연,그리고 시낭송회 등을 개최해 나름대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 한옥 ‘관석헌’과 관련된 사연은.
 
박물관에 건립된 관석헌은 김영란 시인과 같은 가문의 김승희 시인의 할아버지께서 서울 목수 김춘원,허균 등에게 직접 만들도록 했으며 한옥은 당시 백두산 소나무로 지어졌다. 
 
그러나 당초 이 집의 상량문에는 ‘장춘실’로 불리어 졌으나 분원으로 옮겨  오면서 관석헌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래서 관석헌에서는 한옥을 체험하면서 다과회나 다도 등의 프로그램을 할 수 있다.
▲ 얼굴은 꾸밈이 없는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고 강조하는 김정옥 관장.     ©박물관뉴스
- 지방화시대 자치단체의 역할이 있다면.
 
분원이라는 곳은 상당히 문화적인 역사성을 갖고 있는 지역이다. 이러한 분원과 남한산성이 갖고 있는 문화 관광상품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뿐만 아니라 국가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역사성이 있는 것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은 광주시의 책임도 크다고 본다. 그러나 광주시는 이러한 문화에 대한 투자와 관심의 영역이 우선 순위에서 밀리고 있다.광주시는 무엇보다 문화가 1순위가 되어야 한다. 광주시는 문화도시로의 꿈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 얼굴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얼굴은 인간의 상징이다. 조각품을 보아도 얼굴의 표정의 결정적이다. 수백억의 얼굴이 다르므로 아름다움을 느낀다. 그런 측면에서 미스코리아선발 같은 것에 반대한다. 모든 얼굴이 아름답다. 표정이 더해져 아름다움을 더한다.
 
특히 자기와 다른 얼굴과 표정을 인정하고 수용할 때 세계의 평화가 온다고 본다. 흑인 등에 대한 편견도 얼굴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 얼굴도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는지. 
 
우리 박물관의 유물은 대부분 조선시대 얼굴 들이다. 그러나 시대나 지역의 차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조각물품이나 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 박물관의 얼굴은 이름이 없는 석공들의 혼이 서려있다. 또한 전라도,강원도,경상도 지역의 얼굴들의 표정과 석상들도 모두 다르다. 
 
- 박물관인들이 가져야 할 정신이 있다면.
 
박물관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곳이라고 본다. 특히 얼굴은 사람과 관련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제 박물관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박물관의 정체성이 지체되는 원인이라고 본다. 얼굴박물관의 아름다움은 얼굴의 수백수천의 얼굴이 모두 다르고 그 형태도 나름대로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 우리 박물관을 찾은 방문객들이 ‘행복을 느끼는 박물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본 기사 보기:박물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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