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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멋을 향해 눈을 돌리자"

후손에게 물려줄 유산 고민할 때 세계적 문화 콘텐츠 생성

김연박 /안동소주박물관 관장 | 기사입력 2008/12/02 [09:01]

"한국인의 멋을 향해 눈을 돌리자"

후손에게 물려줄 유산 고민할 때 세계적 문화 콘텐츠 생성

김연박 /안동소주박물관 관장 | 입력 : 2008/12/02 [09:01]
▲ 김연박 안동소주박물관장.     ©박물관뉴스
[오피니언] 해외를 다니다 보면 한국 사람으로서 자긍심도 많이 느끼지만 문화유산의 관점에서 보면 ‘배 아픈 경험’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조금 못산다는 중국만 돌아다녀 보아도 눈에 띄는 많은 문화유산 건물들을 갖고 있다는 그것만으로 엄청난 관광수입을 올리는 것을 볼 때 그런 경험을 쉽게 한다. 그 유산들은 저마다 갖고 있는 이야기들로 건물들과 함께 어우러져 있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한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전통적 유산들이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고 현대 도시 모습들과도 함께 공존한다는 것이다.

고대의 거리나 공원, 광장 등이 모두 도시 형성의 상징이었고 지금도 그런 오백년~육백년 된 유산의 건물들 아래에서 커피나 맥주를 마시며 하루의 일과를 나누는 사람들이 있으니 북경인은 정치를 논하는 반면, 상해인은 돈의 흐름에 민감한 예기를 주로 나눈다.
 
반면 우리는 일제 식민지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그리고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거치면서 주요 유산들이 소실되고 남루한 유산들만이 도시에 흩어져 있다. 그나마 그런 문화재들은 늘 벽으로 둘러쳐 있고 기껏해야 시민들의 산책로의 한 부분을 차지할 뿐이다.
 
문화재는 철저히 전시물이지 현대인과 함께 살아가는 그 무엇이 아니다. 사람들의 실생활과는 철저히 유리된 채 문화유산들은 ‘소외’되고 있다. 그런 우리나라를 보면 갈 길이 참 멀다는 생각도 쉽게 든다.

문화유산과 자연풍광의 조화도 우리에겐 너무 먼 이야기다. 특히 한강은 아파트 천편일률적이다. 물론 요즘 아파트들이나 주상복합 등의 건물이 조금 더 색다른 건축물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심의를 강화하고 있긴 하나 그런 것이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바꾸는데 얼마나 기여할지는 미지수인듯하다. 이런 아파트들을 두고 쉽게 연결 가능한 한국의 빠른 산업화에 대한 이야기나 잘 담을 수는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이다. 현재는 과거의 얼굴이고 미래는 바로 이 현재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우리가 전통을 찾을 수 없다고 낙담하는 이 순간 우리 후손들에게도 남겨줄 것이 없게 된다. 지금부터 우리의 후손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다르게 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바짝바짝 붙은 성냥갑 아파트라고 우리의 아파트성채를 자조하며 우울해하는 순간부터 우리의 미래 후손도 같은 운명을 겪게 된다. 우리는 후대의 선조로서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지금의 약점은 향후의 강점이 될 수 있다.
 
거대한 성도, 훌륭한 건물들도 모두 자신들의 왕조를 보호하고 과시하고 때로는 상대방을 질시하는 것으로부터 생겨났다. 후손들을 위하는 ‘거대한 명분’이 아닌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옹졸한 이익’으로부터 출발한 것이 다반사다.
 
그러나 지금은 그들 또한 새로운 미래를 위해 현재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그것으로부터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그들은 후손을 위해서 투신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에 최근의 첨단 인터액티브 미디어아트를 받아 지나가는 자동차 안에서 내 핸드폰을 만지작거렸을 때 아파트 벽면의 조명이나 빛깔이 변한다면 사람들은 우리 한국에 대해 어떻게 느낄까?
 
한강변 전체의 아파트벽면에 계단을 만들어 나무를 심고, 에어컨팬이 튀어나온 화분대에 색깔을 입힌 꽃을 심으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그럴듯하다. 

우리는 최첨단 소프트웨어 콘텐츠로 승부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 전세계인들에게 가장 인상적인 민족임을 심어주고 후손에게 새로운 국가의 브랜드를 만들어주면 어떨까.
 
진정한 문화콘텐츠의 힘은 선조의 유산을 탓하지 않고 후손에게 물려줄 유산을 고민할 때 나오기 때문이다. 주변에 한국인의 맛과 멋을 향해 눈을 돌리자.
                                                                               
원본 기사 보기:박물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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