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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개 박물관은 죽어있다"

국립박물관 무료관람정책으로 사립박물관 운영 적신호

박물관뉴스 | 기사입력 2009/02/02 [08:13]

"260개 박물관은 죽어있다"

국립박물관 무료관람정책으로 사립박물관 운영 적신호

박물관뉴스 | 입력 : 2009/02/02 [08:13]
▲ 인병선 관장. 
[오피니언]
우리나라 사립박물관은 약 260관이다. 이 사립박물관의 신음소리가 지금 지축을 흔들고 있다. 어떤 관장은 “우리 모두 함께 문닫아 버리자”는 극단적인 표현으로 절박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2008년 5월부터 시행된 국립박물관 무료관람정책이 2009년 말까지 1년 더 연장됐다. 지난해 5월 이 정책이 시작될 때부터 사립박물관들은 한 목소리로 반대해왔다. 이렇다 할 운영비 지원도 없이 전적으로 관람료에만 의존해야 하는 사립박물관으로서는 그 폐해가 뻔했기 때문이다.
 
무료관람정책을 연장한 이유에 대해 정부는 “한국박물관 100주년을 기념하는 뜻과, 경제가 어려운 때 국민에게 문화향유권을 신장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럴 듯하게 들리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긍정적 측면보다는 부정적 측면이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장 지난해 통계만 보아도 그렇다. 무료관람 기간 내국인 관람객수는 25% 늘었지만 외국인은 11%밖에 늘지 않았고 예년에 비해서는 오히려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이 2000~3000원 아까워 무료를 선호할까. 오히려 2만~3만원 하더라도 질 높은 내용과 관람환경을 더 원하지 않을까. 사립박물관의 경우에는 무료관람 8개월 동안 관람객수가 평균 30% 감소했다는 것이 관장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난해 처음 무료관람정책을 결정했을 때 사립박물관 측에서는 두 가지 안을 제시했다. 첫째 “사립박물관들도 무료로 할 테니 운영비 전액을 국가에서 지원해 달라”는 것과, 둘째 ”피해만큼 보상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어떤 것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립박물관을 무시하는 정부의 이런 태도는 사립박물관을 개인의 것으로 보는 관점 때문이다. 개인의 기관인 것은 맞다. 그러나 정말 사적인 것이라면 안방에 놓고 혼자 감상할 것이지 왜 막대한 건축비와 운영비를 들여 힘겹게 사회에 공개하려 하겠는가.
 
공개했다는 것은 이미 공공화시켰다는 것이고, 이런 점에서 사립을 전적으로 사적인 기관으로만 보는 것은 큰 오류다.
 
사립박물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사립박물관은 특수전문박물관이라고도 한다. 한 가지 아이템을 정하고 그것을 전 재산과 전 생애를 바쳐 체계화하고 구체화하는 작업들을 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역량이 자유롭게 투입되기 때문에 창의성이나 집념은 어느 종합박물관도 따르기 어려운 장점이 있다. 사립박물관들이 이룩한 이 성과는 21세기 문화의 세기에 한국 박물관의 무한한 토양이 될 것이다.
 
조선조 말 순종이 궁중에 한국 최초의 박물관을 연 지 올해로 100년이 된다. 이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국립박물관들은 각종 대형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한국 박물관 100주년, 대단히 중요하다. 어쩌면 한국 박물관이 크게 용틀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전혀 기념할 기력도 의지도 없는 260개관을 빼놓고 17개관만의 잔치로 과연 그것이 가능할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원본 기사 보기:박물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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