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칼럼] 이 글을 쓰려는 동기는 성남일보에서 본 기사 한 줄 때문이다. 이재명 성남시장 당선자가 인수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여러 당부를 하는 도중에,공적 기능을 담당하는 지역언론 종사자들이 자기 개인 주머니를 털어 언론활동을 하는 현실을 안타까워 하면서 툭, 던진 말이었다고 한다.
"언론은 뒷골목 가로등 같은 것이다" 물론 행간의 의미를 모르지 않는다. 뒷골목 가로등이 꺼져 있으면 시민이 얼마나 불편하겠는가, 또 시장은 뒷골목 사정을 알기가 어려우므로 잘 비추어 달라는 주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뒷골목'이란 단어는 심상치 않다. 설사 무의식적으로, 또는 준비없이 한 말일지라도 언론을 '뒷골목'에 비유한 것은 충격이다. '뒷골목 가로등'이란 말에는 언론비하적 시선이 내재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선 언론의 위치 때문이다. 주민자치시대의 지역언론은 인체로 말하자면 허파와 같은 것이다. 인체의 허파는 단순히 호흡만 하는 기관이 아니다. 허파는 5장6부의 가장 위에 위치해 있으면서 감싸듯 덮고 있다. 황제내경 소문에 따르면,허파는 相傅之官이며 治節出焉하고 肺主氣, 司呼吸, 朝百脈, 主治節, 通調水道 등의 기능을 담당한다고 되어있다. 특히 主治節이란 기능은 우리 인체의 항상성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주민자치 시대의 민선시장이 지키고 있어야 할 자기 위치와 또 지켜내야할 시민의 권리를 상징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또 肺主氣라는 말에서 보듯 허파는 기를 주관하므로 5장6부 모든 장부는 허파의 도움없이는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점도 의미심장 하다. 나머지 사호흡, 조백맥, 통조수도 등의 기능도 지역언론의 순기능, 역기능과 아주 밀접한 유사성을 갖고 있다. 특히 통조수도 기능은 글자 그대로 도시기반시설중 상하수도의 통하고 막히는 것을 조절하는 것과 같은 기능을한다고 되어있으니 너무도 절묘하지 않은가. 물론 지역언론 내부사정은 들쳐보기가 두려울 정도의 수준임을 안다. 그러나 인구 100만 거대도시에 시민의 여론과 민심에 영향력을 갖는 지역언론매체가 부존재하는 현실의 함의를 진실로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재명 당선자도 그저 그렇고 그런 시장이 되기가 더 쉽다. 그 이유는 시정 최고책임자로서 시정철학이나 목표, 또는 정책의 기획과 집행, 평가 등에 있어 바른 여론을 형성하는데 지역언론매체를 대체할 다른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중앙언론은 물리적으로 그 기능을 하기가 어렵다. 그냥 넘어가도 되는 말 한마디를 굳이 걸고 넘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지역언론의 위치를 앞선 다른 시정 최고책임자들처럼 중앙언론보다 하위에 두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렇게 해서는 백년이 가도 성남에는 이렇다할 지역언론 매체가 자리잡을 수 없게 될 것이고 그것은 부끄러운 문화의 척도가 될 것이며, 성남시정의 수준이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갈 수 없도록 하는 주요한 요소일 뿐 아니라 이재명 당선자의 재임기간을 실패로 평가받게 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역언론을 '뒷골목'에 두지말고 시장의 눈과 귀에 두라. 그것이 지역언론을 돕는 첫걸음이다. - 이 글은 11일 성남일보 '독자의 창'에 sehim님이 올린 글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기사로 게재하는 것이다. <저작권자 ⓒ 성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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