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싱아, 어둠 저편의 보고서

최창일 /시인· 이미지평론가 | 기사입력 2020/07/01 [08:08]

싱아, 어둠 저편의 보고서

최창일 /시인· 이미지평론가 | 입력 : 2020/07/01 [08:08]

[최창일 칼럼] 작가는 현대문명의 이면에 가려진 역사의 진실을 실존적 의미로 체험을 그려낸다.

 

전쟁을 체험한 작가는 전쟁을 주제로 한 몸의 철학을 작품에 담는다. 대표적인 작가가 박완서 소설가다. 박완서는 6.25전쟁의 현장에서 상흔을 체험한 작가다. 

 

그는 부모의 교육열에 시골에서 상경, 매동초등학교를 다녔다. 시간은 흘러서, 1950년 서울대 국문과에 입학을 한다. 3월에 입학 하여 캠퍼스의 낭만을 느끼지도 못하고 6.25전쟁의 참화를 겪게 된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교사였던 오빠는 전쟁터로 끌려가 산화되고 만다. 평화로운 가정에 참혹한 전쟁사가 박차고 들어온다. 소설가는 마음속으로 전쟁의 참상을 소설에 그리겠다는 다짐을 한다. 전쟁 소설을 통하여 비극의 원인이 된 사회주의와 김일성의 모습을 그리겠다고 다짐도 한다.

 

1992년 작가가 가슴과 머리에 머금었던 소설을 펴내게 된다.

 

박완서의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는 시큼한 여러해살이 싱아가 등장한다. 박완서의 소설을 읽지 않고 싱아만을 상상하면 참다래나 머루 종류의 열매로 이해하는 사람도 있다. 

 

싱아는 달개비나 질갱이 풀처럼 흔한 풀이었다. 산기슭이나 길가 아무데나 있었다. 그 줄기는 마디가 있고 찔레꽃 필 무렵이면 줄기가 살이 오른다. 발그스름한 줄기를 끊어서 길이로 벗겨 내고 속살을 먹으면 새콤달콤했다. 

 

박완서 소설 속의 싱아는 찔레꽃 줄기나 아카시아 꽃을 먹었던 추억을 올리면 이해가 빠르다. 

박완서 작가의 전쟁에 대한 응어리는 컸다. 6.25 전쟁에서 이승만 정부는 한강다리를 선제적으로 파괴하는 우를 범했다. 다리에 있던 피난민, 800명(정부발표기준)이 죽어갔다. 이승만은 시민을 서울에 남기고, 일부 비서진과 아내만을 대리고 피난길에 오른 것이다. 

 

박완서 소설가는 이러한 현실을 서울의 현장에서 체험하며 통치권자의 지도력과 믿음에 대하여 깊이 생각 하였다. C시인은 박완서 소설가의 체험육성을 직접과 간접으로 들었다. 

 

직접적인 것은 강연 행사에 자연스러운 조우다. 간접적인 체험은 작가의 사위가 친구로 지냈기에 간접적인 의식의 흐름을 듣기도 했다. 그는 밥상을 펴고 원고지에 작품을 썼다. 전형적인 한국여성작가의 창작 시간을 엿보게 한다. C작가는 이처럼 간접 적인 소식을 자주 접했던 시간을 소중하게 여긴다.

 

작가는 삶의 가치를 깊이 있고 예리하게 파헤쳐, 독창적인 표현기법을 구사하여 그려낸다. 전쟁의 이면은 아픔의 시간이었고 다시는 전쟁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이다. 현재에서 과거를 바라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 과거라는 것을 역사의 인식 속에 바라볼 때 진실의 실존적 의미가 된다.

 

니체와 프로이트 이후의 철학은 영혼대신 몸의 철학이었다. 몸이 쉬어야 하는 시간을 철학으로 이론화 하지 않았다면 그들의 존재는 사라지고 말았을 것이다. 

 

이렇듯 작가의 체험 소설은 밤새 고인 그 맑은 물을 바가지로 퍼내어 독자에게 전하는 것이 소명이다.

 

박완서 작가는 이승만 정권이 서울을 사수 하고 있다는 허위와 과장의 라디오 연설을 생생하게 들었다. 시민을 기만하고 혼자서 이미 피난에 오른 것을 뒤늦게 알았다. 시간은 흐르면서 이승만이 건국대통령이라는 사실을 크게 부각되며, 도망의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 역사적 진실을 아쉬워했다.

▲ 최창일     ©성남일보

6.25전쟁 70주년을 맞았다. 박완서 소설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그 속에 숨겨진 의미를 예리하면서도 생동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그는 전쟁이 자신을 작가로 만들었다고 평소 고백하기도 했다.

 

박완서 소설의 배경지는 인왕산 둘레길이다. 당시는 지천에 싱아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인왕산의 곳곳에는 싱아의 군락을 이루고 있다.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를 만나고 싶어 인왕산 둘레길을 오른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