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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운동의 이름으로 하는 사업?

자발, 독립성 상실한 시민단체 '껍데기는 가라'

이재명 변호사 | 기사입력 2002/01/17 [11:30]

시민운동의 이름으로 하는 사업?

자발, 독립성 상실한 시민단체 '껍데기는 가라'

이재명 변호사 | 입력 : 2002/01/17 [11:30]
▲ 이재명 변호사.     ©성남일보

[성남일보] 민주화투쟁에 힘입은 최초의 정권교체, 처음이다시피한 지방자치제의 전면적 실시는 지역과 나라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그 변화중에 필자가 주목하는 부분은 운동에 관련한 변화이다.

운동이란 말이 하나로 함축할 수 없는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운동의 유형도 다양하다. 이 중에서 시민운동은 비정부성(자발성), 공익성, 개혁성, 진보성, 독립성, 순수성이 핵심적인 가치이다.

 

80년대의 격변이 있기 전부터 공익을 목적으로 한 다양한 형태의 민간운동(단체)가 존재하였지만 관변단체는 개혁성과 진보성, 독립성이 결여된 점에서, 봉사단체는 개혁성과 진보성이 결여된 점에서 시민단체와는 구별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구별된다.

 

질서지키기, 봉사활동, 구호활동 등 관변 또는 전통적인 봉사 자원활동은 그 자체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며 존중받아야 할 부분이지만 이를 두고 시민단체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개혁, 진보라는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는 87년 대투쟁 이후 이 사회의 핵심적인 화두가 되었고 신뢰도와 기대치는 상상 이상이 되었다. 신뢰도와 기대치의 향상은 영향력(권력)의 확대로 이어지게 되었지만 이러한 시민운동의 성장은 권력주체의 교체, 지방자치제의 전면실시와 맞물려 몇가지 문제점을 낳고 있다.

그 하나가 사이비 시민단체의 난립이다. 사이비 시민운동단체는 시민운동의 이름으로 사적 이익을 추구한다. 다만 운동이 아마추어수준이어서 그 폐해도 아마추어수준에 머문다.

다음은 일부 시민운동(가)단체의 변질이다. 개혁성과 진보성은 뒷전으로 가고 감시견제해야 할 대상인 권력의 끝자락에 매달려 단맛을 즐기기에 여념이 없다. 권력의 부패행위는 외면되고, 권력의 웬만한 잘못쯤은 더 큰 것을 위해 감내해야 될 불가피한 선택으로 치부된다. 급기야 매달린 권력의 부패에 저항하는 시민단체의 등에 서슴없이 칼날을 꽂기도 한다. 여전히 운동은 하지만 이미 자발성과 독립성은 상실되고 관성에 따라 움직이며 스스로 비난해 마지않던 예산낭비에도 서슴이 없다.

사이비시민단체의 난립이나 시민단체의 변질은 동일한 문제이다. 그러나 과거활동경력을 비판에 대한 방패막이로 삼고 도덕적 불감증이 심하다는 점에서 변질된 시민단체는 훨씬 위험하며 사회적 해악이 크다.

모든 사람이 쉽게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은 운동이 아니다. 관으로부터 대부분의 재정과 인력을 지원 받고 그에 의존해 조직과 활동을 유지하며,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을 막대한 사업비와 함께 받아 거창하게 생색이나 내는 것은 운동이 아니라 세금도둑질일 뿐이다.

전임시장의 독선적 행정에 문제제기를 할 때도, 독재정권의 폭압에 저항할 때도 지금같지는 않았다. 백궁정자지구 용도변경, 야탑동 도축장부지 특혜용도변경, 불법그린벨트훼손허가, 특혜성 토지매입, 은행시영아파트건축강행 등 성남시장의 갖가지 부정행위가 속속 드러나지만 이에 대한 지적의 소리가 오히려 작은 이유는 무엇일까?

초등학생 대다수가 부정행위를 감행할 수도 있다고 할 정도로 부정과 부패가 만연한 게 우리 사회이다. 진보와 개혁을 내세우는 시민단체가 사적이익이나 인간적 정치적 관계에 얽매여 당연히 거부해야 할 것을 거부하지 못한다면 희망이 없다.

변화된 환경이 낳은 자연스런 위기현상이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지평을 여는 도약의 과정이라고 자위해 본다. 껍데기는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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