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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화려한 베르사유 궁전

최창일 / 시인· 이미지평론가 | 기사입력 2023/07/23 [22:20]

세상에서 제일 화려한 베르사유 궁전

최창일 / 시인· 이미지평론가 | 입력 : 2023/07/23 [22:20]

[최창일 칼럼] 프랑스를 방문한 것은 30도가 넘는 기온이었다. 기온에 민감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러려니 둔감한 사람도 있다. 그러려니는 성격이 긍정적이거나 적응력이 좋은 여행자다. 그렇지 못한 여행자는 온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영국에서 기차를 타고 프랑스에 도착하자 30도를 웃도는 날씨가 먼저 인사다. 첫인상은 온통 사우나다. 영국에서 출발 전 학인이 예약한 민박에 도착, 짐을 먼저 풀었다. 그렇게 크지 않는 민박이지만 소박하고 친근감이 간다. 먼저 온 한국인도 있다. 눈인사로 소통은 시작된다. 여행에서 만난 민족 간의 친밀감이다. 

▲ 베르사유 궁전 전경.   © 사진 픽사베이

아침이다. 어제 본 한국인이 창문을 열고 들어온다. 문이 아니라 지붕으로 연결된 창문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무래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묻지 않아도 창문으로 들어온 연유를 말한다. 새벽에 산책, 나갔다 문이 닫혀 있어 옆집의 지붕을 타고 건너 창문으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초면에 묻지 않았지만, 외국에서 지붕을 감행한 여행자가 신기했다. 창문 너머를 보니 구조상 지붕이 산책로처럼 어렵지 않게 넘어 올만 한 구조였다. 

 

에펠탑의 구경은 야경이 좋다 한다. 안내하는 학인의 말을 듣고 베르사유 궁전에 일정을 잡았다. 파리에서 20㎞ 정도 떨어진 거리다. 

 

파리에서 광역 기차를 타고 베르사유 하루짜리 패스를 구매했다. 유럽에서는 미리, 예약 구매하는 것이 저렴한 가격이다. 궁전에서 입장권을 사는데 줄을 서지 않기에 시간도 절약이 된다. 그렇다고 입장까지 수월하게 줄을 서지 않는 것은 아니다. 바티칸에서처럼 빨리 들어가는데 별도의 급행료 입장도 없다. 요령을 알면 긴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모양이다. 가령 오전은 붐비고 오후가 되면 줄이 느슨하다고 한다. 무슨 이유인지 궁전에 들어서자 편한 생각이 든다. 픽 웃으며 전생이 왕족인가 하고 실없이 웃는다. 

 

정원과 트리아농, 왕비의 촌락 같은 곳을 먼저 안내한다. 아무래도 영국에 거주하는 학인의 안내가 일행을 편하게 한다. 우리가 생각하거나 방송을 통해서 본 베르사유 궁전은 세상에서 제일 화려할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사람마다 보는 기준이 다르겠지만 베르사유 궁전은 생각과 다르게 감동을 안겨주는 궁전은 아니었다. 우리는 유럽의 궁전에 대한 선입견이 크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영화와 각종 매체를 통하여 화려하게 보아온 상상 때문이기도 하다. 

 

앙리 4세가 문을 연 부르봉 왕가의 권력 중심지가 루브르궁전이라면 루이 14세가 1682년 베르사유 궁전으로 옮긴 것이다. 그렇다고 파리를 버린 것이 아니다. 정치적인 야욕의 공간으로 포섭한 것이다. 루이 14세의 혼자 힘으로 지은 것이 아니다. 안정된 국가를 누리고 왕권을 강화한 할아버지 앙리 4세와 아버지 루이 13세의 힘이 컸다. 베르사유 궁전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궁전이 보여 줄 수 있는 사피엔스의 특정한 계급 사회로 정리하는 것이 옳지 않나 싶다. 

 

16세기 후반부터 17세기 초까지 통치한 앙리 4세는 강력한 체제를 구축했다. 그의 정치적인 성향은 매사가 낙천적이다. 군주로서의 지혜의 통치자로 평가를 받았다. 특히 종교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하였으며 당시 문제 거리였던 로마 가톨릭과 개신교의 내전을 종식 시키는 통합의 실력을 보이기도 했다. 

▲ 최창일 시인     ©성남일보

하지만 그에게는 치명적인 흉도 있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바람둥이 왕이라는 평가다. 그가 그렇게 바람을 피운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앙리 4세의 왕비가, 생산하지 못하는 핑계도 있다. 그로 인하여 혼외 자식 셋을 만들었다. 이후 재혼을 하여 왕자를 낳는다. 왕자의 나이 9세에 이르던 어느 날 가톨릭 광신자가 종교 자유를 인정하는 데에 앙심을 가지고 앙리 4세를 칼로 죽이는 일이 발생한다. 

 

유럽의 역사도 조선의 역사와 다르지 않다. 조선의 역사가 종친이 얽히고, 설킨 벌이는 노론 소론이라면 유럽의 역사는 종교의 갈등이 컸다. 조선이 양반의 특권이 무너지듯 유럽에서도 귀족들의 빼앗긴 특권 때문에 반란이 일어났다. 그렇다고 왕들이 열심히 일하는 왕도 아니다. 음악을 듣고 사냥을 즐긴다. 영락없이 조선의 모습과 판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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