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권 칼럼] 계묘년에 들어와 잘 아는 지인들 중 다섯 분이 연달아 유명을 달리했다. 모두 80이 넘은 고령자들로 그분들 모두 장병에 시달린 것도 아니고, 어느 날 갑자기 돌아가셔서 거의 같은 연배인 본인 자신도 건강에 나름대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아침,저녁 매일 거의 1시간씩 맨발로 걷기를 7월 말까지 꾸준히 했고 지난 2월에 건강검진결과와 7월 말 검진에서 제일 신경을 썼던 신장 기능이 월등히 좋아지고 고혈압도 안정세를 유지해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지난달 29일 저녁 식사 전 가슴 한가운데가 갑자기 답답하고 숨쉬기가 정말 참을 수 없을 만큼 통증이 와서 이게 보통 일이 아니다 싶어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실로 달려가니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의료진이 모두 출동했다.
일사천리로 진찰이 시작됐고 결과는 급성 페렴과 심근경색이 겹쳐 사망 일보 직전까지 갔다. 급사의 위기에서 한발만 늦었어도 치료 불가였다는 담당 의사의 말에 마음은 그저 담담하기만 했다.
그로부터 12일간 중환자실에서 의식이 혼미한 상태로 치료를 받았다.
코에 산소호흡기를 넣고 침대 끝에는 두 개의 긴 막대 위에 각종 주사약 비닐 주머니가 7개 정도 매달려 한 방울 한 방울 양쪽 팔 혈관을 타고 체내로 들어가며. 팔에는 수시로 조여오는 혈압계 붕대와 가슴에는 심전도 계측 센서가 퇴원 내내 작동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생식기에 호스를 방광까지 넣어 소변을 수시로 이료를 도왔다.
그렇다면 폐렴은 왜 위험한가? 70, 80대 노인층 사망 원인 1위로 만성질환이며 암 환자 치료 때도 결국 폐렴 합병증으로 사망한다.
폐렴 치료가 늦어지면 패혈증으로 진전되어 호흡부전이 오고 심장, 신장 등의 주요기관으로 오염된 피가 흘러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
중요한 것은 치료 시기가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가슴에 통증이 오고 숨이 차면 폐렴이나 협심증으로 인식하고 빨리 종합병원 응급실로 향하는 것이 생명을 건지는 최선의 방법이다.
폐렴 예방접종을 했다 하더라도 결코 안심해서는 안된다. 폐렴구균 이외도 다양한 병균이 오염되어 폐렴으로 진전되니 독감 예방주사는 필수적이다.
비교적 빨리 병원 응급실을 찾았지만 벌써 심장에 영향을 주어 심장을 둘러싼 심근경색이 된 상태였다.
심장 스텐트 삽입 시술로 치료가 끝났다. 결국 팔목에 흐르는 혈관을 타고 가는 철사 끝에 심장 깊숙이 넣는 철망 스텐트가 심근이 경색된 지점에 안착되고. 시술을 1시간여 끝나니 숨쉬기가 편했다.
우리 인간에게 서경 홍범편에서 가르쳐주시길 5복(壽. 富, 康寧. 攸好德. 考終命)이 중요한 것을 새삼 느끼게 한 계기가 되었고 큰 교훈을 얻었다고 본다.
병원 입원의 시간은 일일 여삼추(一日 如三秋)다. 뜻은 하루가 3년 세월과 같다는 것으로 시경 왕풍 채갈이란 시에 나오는 말로 중국 고사에 의하면 흉년이 들어 남편이 쑥 캐러 멀리 떠난 남편을 기다리는데 하루 시간이 3년이 지난 것처럼 느껴진다는 뜻이다.
이번 병원 생활 12일은 고종명(죽을때 편안)이 그렇게 중요한 것인 줄 몰랐다. 회복하면 음식도 가려먹고 맨발 걷기도 열심히 해 고종명으로 생을 마감해보길 기원해 본다. <저작권자 ⓒ 성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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