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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想과 인간] 천장에서 내리는 감정

최창일 / 시인· 이미지평론가 | 기사입력 2024/02/07 [07:20]

[詩想과 인간] 천장에서 내리는 감정

최창일 / 시인· 이미지평론가 | 입력 : 2024/02/07 [07:20]

  

 

[詩想과 인간11]

 

천장에서 내리는 감정 / 최희양 시인

 

산티아고 알베르게 

 

어둠이 창을 내리면

순례길에서 제일 좋은 것은 

누워 천장을 보기

 

바둑을 좋아하는 사람은 천장을 보면 

바둑판이 그려지고

골프를 시작한 초보가 천정이 

그린 홀로 보인다 했다

 

천장을 보니 아빠 얼굴이 그려진다

 

요양원 천장을 쳐다보며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괭하니 젖은 눈물 흘리셨을까

 

천장에 아빠 얼굴이 그려져 눈물이 뜨겁다

..............................................................................................

 

시에서 감정을 빼면 자연만이 남는다. 자연에 감정을 더하기 위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다. 자연 안에 좋은 감정을, 더하면 긍정의 기운과 밝은 에너지를 발산한다. 최희양 시인은 버거운 나이, 위험을 무릅쓰고 순례에 나섰다. 시의 감정이 무엇인지 묻고 싶었다. 뜻하지 않게 알베르게, 천장에서 아버지의 눈물을 만나게 된다. 뜨거운 눈물 온도는 시인만이 안다.

 

순례길은 평범한 길이 아닌 선한 싸움에서 존엄과 끈기를 발견한다. ‘순례’와 ‘시’는 결이 같은 매혹이 삶 속에 자리 잡는 일이다. 순례와 시는 불필요하다 여겼던 일상이 귀하게 변한다. 평범한 보석이 장식을 통하여 귀금속이 되는 것과 같다. 최희양 시인에게 순례의 발끝은 영혼과 생의 진리가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하였다. 최창일 이미지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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