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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울 점 많은 동물들의 보은

김기권 / 전 남양주오남중학교장 | 기사입력 2024/02/15 [07:43]

배울 점 많은 동물들의 보은

김기권 / 전 남양주오남중학교장 | 입력 : 2024/02/15 [07:43]

[김기권 칼럼] 여름철 시골 농촌에 비가 그치면 마당에 흔히 보는 두꺼비는 혐오감이 드는 동물이다. 그러나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을 많이 잡아 먹어 농민들에게 매우 유익한 존재다. 

  

성남시 분당동에는 두꺼비 섬산(蟾山)이 마을 모서리에 있어 사계절 풍광 변화를 아름답게 장식한다. 

 

여기에 옛날로부터 전해오는 두꺼비 전설이 있다. 분당동 마을 초가집에 부모님 모시고 어렵게 사는 18세 처녀가 저녁밥을 짓고 있었다. 그런데 부엌에 커다란 두꺼비가 나타나 두 눈을 껌벅거리며 처녀를 애절하게 바라보기에 처녀는 배가 고파 그러는 줄 알고 수저로 밥을 주니 덥석덥석 잘 받아 먹었다. 

 

이후 시시때때로 두꺼비는 부엌을 찾아와 밥을 얻어 먹으며 처녀와 아주 친하게 지낼 무렵 처녀가 가까운 이웃 동네로 시집을 가게 되니 어찌 알고 두꺼비도 따라와 여전히 친하게 지내게 된다.

 

아낙이 된 처녀가 어느 날 잠을 깊이 자는데 천둥 치는 요란한 소리에 놀라 잠을 깼다. 주변을 보니 커다란 지네와 두꺼비가 서로 싸워 주변이 온통 난장판으로 변했고 그 둘은 결국 죽고 말았다. 

▲ 김기권 전 남양주 오남중학교 교장     ©성남일보

지네와 두꺼비는 시골 마을에 사는 흔한 존재들로 지네는 무서운 독을 가져 잘못 물리면 생명을 앗아간다. 보기에도 흉측한 모습에 정말 인간들에게 자주 피해를 주어 뱀과 함께 무서운 동물로 인식되고 있다. 

 

그 아낙은 그들의 싸움이 자신의 생명을 지켜내기 위한 두꺼비의 마음을 읽어내고 그 두꺼비를 뒷산에 묻어주고 산 이름을 두꺼비 섬산(蟾山)이라 부르게 되었다. 비록 동물이지만 은혜를 알고 보답하는 사연이 세계 각처에 무수히 많다. 

 

여기에 소개하는 글은 실제 일어난 사건 주인공이 출판사를 찾아가 구술한 것을 출판사가 크게 감격 감동해 2012년 ‘내 어깨 위에 고양이’(A Street Cat Nameed Bob) 이름의 책을 펴내게 된다. 이 책은 베스트 셀러가 되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25개국어로 출판되었다.

 

책의 내용은 노숙자 살린 은혜 갚은 고양이다. 주인공은 노숙자 가수 제임스 보웰(35)로 영국에서 태어나 철도 없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이혼한 어머니를 따라 호주로 이주했다. 18세 때 혈혈단신 록스타 꿈을 안고 런던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록스타 꿈은 멀어지고 마약에 빠져 노숙자 신세가 되었다. 다행히 봉사단체 도움으로 퇴락한 공영아파트 방 한 칸에 머물게 되며 우연히 2007년 3월 고양이 밥(Bob)을 만나게 된다.

 

당시 밥은 비쩍 마른 데다 발이 부어올라 초라한 모습으로 아파트 현관에 쪼그리고 앉아있었다. 밥을 품에 안고 병원에 가서 자신이 가진 전 재산 22파운드로 치료하고 2주 만에 건강이 회복됐다. 자기 몸 하나 살기 어려운 제임스는 수km 떨어진 공원에 울면서 놓아 주었는데 거리공연을 마쳤다. 

 

아파트에 와보니 밥이 현관에서 제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임스는 밥을 키우기로 결심하고 자기 방에서 품에 안고 잠자며 음식을 주었다. 

 

거리공연 때는 함께 나가 공연할 때 고양이를 보는 사람들이 차차 제임스의 노래에 귀를 기울리고 고양이 재롱에 수입도 3배로 늘어 절망에 우는 제임스가 웃음 되찾고 마약에서 손을 떼 삶의 희망을 되찾았다는 내용이다. 

 

동물도 은혜에 보답하는 일이 수없이 많다. 하물며 사람이 두껍게 입은 은혜 보답에 소홀하고 심지어 배은망덕 은혜를 원수로 갚는 수많은 사례로 인간으로 살기 참으로 힘들다. 

 

찬물 한 그릇 얻어먹어도 술 한잔 얻어먹어도 반드시 시(詩) 한 수로 은혜에 보답한 김삿갓 김병연의 보은 사상을 우리는 반드시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이 나라에 장래가 있다.

 

40년 전 이야기로 어느 기회에 충북 음성 꽃 동내 위문 간 일이 있었다. 지금은 어찌 변했는지는 모르지만 입구에 최귀동 어른의 동상이 서 있어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최귀동 작은 예수 그는 누구인가? 일제 강점기 징용으로 일본에 끌려가 모진 탄압으로 심신에 큰 장애를 입고 고향 음성으로 돌아왔다. 잘 살던 고향 집은 풍비박산(風飛雹散)되고 오갈 데 없어 다리 밑에서 6.25전쟁 중 고아들을 모아 걸식으로 그들의 생명줄을 이어준 이 나라에 큰 어른이다. 그 뜻을 이어받아 오웅진 신부님이 세우신 거리 천사들의 보금자리를 만들게 한 주인공이다.

 

그곳에서 크게 감동케 한 것은 생활관 출입구에서 자기 몸 바르게 세우기도 힘든 중증 장애인이 앉아서 들어오는 손님들 신발을 하나하나 나갈 때 편하게 신발코를 출구 쪽으로 바르게 정리하는 모습이다. 

 

얻어 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이라는 것이 최귀동님의 명언이다.

 

우리는 누구에게나 믿든 곱든 맘에 드는 사람과 죽어도 싫은 사람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알고 보면 세세생생 생로병사 물결 속에 내가 만든 인연들로 은혜를 주고받는 귀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반드시 서로 은혜를 베풀고 은혜 돌려주는 삶을 사는 게 정도라 생각된다. 독하게 인색한 것은 나도 죽고 너도 죽고 나라도 죽는다. 우리 모두 후덕한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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