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권 칼럼] 제22대 총선에서 범야권은 192석을 차지했고 여권은 108석을 차지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래서 다수 의원을 차지한 야권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나 여권은 할 일이 별로 없고 이 나라 운명은 그들 손에 매달려 있다. 정치권의 거센 태풍이 예상되면서 국민들의 마음은 타들어 간다.
국회의원 직무는 독립적이며 자유롭고 성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일반 국민과는 다른 권리와 의무를 헌법으로부터 부여받았다. 국회의원 특권으로 불체포, 면책이 있고 권리로 발의권 표결권 등이 있으며 의무로 지위 남용과 영리 행위 금지가 있다.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만일 여권에서 8명 의원의 협조만 얻을 수 있다면 200명으로 재적의원 3/2로 야권이 그토록 원하는 헌법개정, 대통령 탄핵소추, 대통령 제의요구권를 무력화 시킬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야당은 180석 이상이 되어 국회선진화법 무력화, 패스트트랙, 필리버스터 무력화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뿐만 아니라150석 이상을 확보함에 따라 국회의장 확보, 본회의 상정된 법안 등 단독 처리, 총리. 헌법재판관, 대법관 임명 동의. 공수처장 임명권 확보, 상임위원장 다수 확보 등의 힘을 과시할 수 있다.
야당이 다수의 힘으로 그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강공을 펼친다면 윤석열 정부와 사사건건 마찰은 명확하다.
그러나 야당이 적당한 선에서 서로 협조하며 국가 발전에 공헌하면 국민 신망을 얻어 다음 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반드시 얻을 것이다. 이것이 자유민주정치의 요체다.
여당 참패의 원인에는 무엇보다 서민들의 경제생활 위축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끝도 없이 치솟는 물가고, 국제 무역수지 악화, 그리고 금사과, 대파 파동 등이 정책 부재로 보고 있는 것이 현실화 된 것이다.
김건희 여사 명품 수수는 감수성이 예민한 수많은 여성 유권자 표 이탈을 불러왔다.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과 해병대 상병 채수근 순직 사건은 수백만 표를 공중 분해시켰다. 선거 막판에 불거진 선대위원장과의 마찰 등 여권의 오만불손한 정치 행위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기도 하다.
이번 여당 참패는 윤석열 정권 중간 평가로 확연히 나타났다. 대다수 유권자가 민주당 정책이나 그들 노선에 동조해서 많은 표가 그곳으로 간 것은 결코 아니다. 민주당은 앞으로 더욱 겸손하고 정부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대다수 의원들이 전철을 타고 여의도 국회의사당역으로 출퇴근하는 모습을 생각해 본다.
여름철 시골 밤길 걷다 보면 한참 자라나는 볏 포기 사이에서 짝을 찾아 시끄럽게 노래하는 개구리들 합창이 나그네 발길을 멈추게 한다. 길가에 돌로 시끄러운 개구리들에게 돌을 던진다. 던지는 사람은 무심코 던지지만 당하는 개구리는 생사가 걸린 아주 절박한 문제다.
길을 갈 때 큰 돌덩이가 있으면 피해가지만 아주 작은 붙박이 돌에 넘어져 심하면 골절상을 입기도한다.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던 지지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등 돌린 여러 이유 중 하나는 몇 차례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권 남용한 모습은 독선적 처사로 보일 수 있기에 앞으로 더욱 신중한 처신이 요구된다.
대통령을 포함해 여,야 당선자들은 이 점을 명심해 앞으로 국가와 국민만을 바라보며 정치에 임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성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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