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권 칼럼] 1년에 모두 나름대로 역사적 전통에 뿌리가 있는 기념일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5월은 남다르다. 가정의 화목과 은혜에 보답하는 날이 많아 의미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 어린이 날
5월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15일 스승의 날. 그리고 15일 부처님 오신 날이다. 어린이 날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어린이 인권에 대해 구체적으로 성문화 보호한 예는 없었고, 1923년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 소파 방정환 주창으로 처음에는 5월 1일이었으나 후에 5일로 변경되어 시행되고 있다. 당시 자본주의 산물로 많은 가난한 집 어린이들이 공장이나 농촌에서 인간 이하의 과격한 노동에 시달리며 인권이 무시되어 신음하는 현실을 목격하고 이들이 억압되고 노동 착취 등 악습에서 해방되기 위해 시작된 것이다.
어린이 보호단체 색동회를 조직하고 어린이 헌장을 제정하며 어린이 잡지를 만들어 전국에 배포하며 어린이 보호에 일생을 보내게 된다.
어린이란 용어는 방정환 선생에 의해 비롯되어 힘없고 나약한 소년들도 하나의 인격체로 대우해 주는 사회풍토를 조성하는 터전을 만들었다. 어린이는 나라와 가정 생명줄을 이어주는 하늘의 귀중한 선물로 성인들은 그들을 보호해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내며 바르게 성장시킬 의무가 있다.
한 세기가 지난 지금 현실에서 여전히 결손가정에 가정 폭력과 빈한한 가정의 어린이들 다수가 인간적 대우를 받지 못하고 사회적 사각지대에서 신음하는 소리를 들어주는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어버이날은 1956년 5월 8일 ‘어머니 날’로 정해 경로효친 행사를 진행했다. 이후 1973년 3월에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을 만들어 어머니, 아버지를 포함해 어른 노인들을 공경하는 전통적 미덕을 기리는 ‘어버이 날’로 확대 제정했다. 현재 169개국에서 부모님의 은혜를 기리는 뜻 깊은 행사가 5월 중 나라 형편에 맞게 제정 운영되고 있다.
1910년대 어느 날 미국 28대 우드로 윌슨 대통령 집무실 책상에 장문의 민원 편지 한 통이 놓여 있었다. 이 편지가 도화선이 되어 5월 8일 미국에 어머니날로 선포되고 부모뿐만 아니라 경로사상을 고취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안나 자비스 여성은 자신의 어머니 사망한 날 5월 8일을 어머니 추모의 날로 정하고 다니는 교회에서 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그날이 해마다 돌아오면 자비로 소연(小宴)을 베풀었다. 이후 좋은 반응이 있자 용기를 내어 대통령께 어머니날 제정을 건의한 것이다.그날 행사에 하얀 카네이션과 붉은 카네이션을 나누어주어 가슴에 달게 해 부모님 은혜에 감사를 표하도록 했다.
- 부처님 오신날
부처님오신 날은 음력 4월 초파일이 돌아오면 사찰 주변에 어김없이 오색 찬란한 가로등이 지나가는 행인 발길을 절로 안내한다. 부처님오신 날 등불을 밝히는 뜻은 사람이 사는 세상은 3독심(욕심 내고 성내고 반성할 줄 모르는 어두운 세상)을 밝은 지혜로 인간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기 위한 것이다.
2010년 2월 발행된 현대불교 기사)에 의하면 세계불교도는 15억 명으로 주로 아시아 지역에 분포되어 신앙생활을 영위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세계적 종교로 자리 잡았다. 사찰에서는 매일 새벽 4시경 법당에서 아침 예불이 진행된다. 염불 소리는 내 가족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나라의 은혜,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 은혜, 바른 가르침 주신 스승의 은혜, 나에게 의식주와 약을 주신 모든 이들에 은혜, 서로를 격려하며 함께 성장한 은혜 가 울려 퍼지는 것이다.
지난달 27일 대불총(회장 박희도) 회원 30여 명이 충남 논산 개태사에 다녀왔다.개태사는 936년에 창건한 사찰로 고려 태조 왕건이 후백제 신검의 항복을 받은 그 자리에 세워졌다. 전사한 영혼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호국사찰로 그 정신은 면면히 흘러 1592년 임진왜란 국가의 존망이 바람 앞에 등불 될 때 분연히 일어나 승병들의 활약은 위기의 조국을 지켜내기도 했다.
불교가 한반도에 도입된 것은 고구려 소수림왕 2년 서기 375년으로 초문사를 창건해 서역 승려 순도로 하여금 전도케 하고 불교사상을 호국사상으로 연결시켰다.
불교의 근본 사상은 대자대비(大慈大悲=남의 기쁨을 나의 기쁨으로 남의 슬픔을 나의 슬픔으로) 사랑을 밑바닥에 깔고 있다. 인과응보(因果應報) 인연설 내세관(來世觀) 교리와 진치(貪瞋痴) 어둠의 세상에 지혜의 밝은 등불 6바라밀(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 등 해탈 방법을 제시하는 갖춘 반듯한 종교로 문화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 스승의 날
스승의 날은 충남 강경여자중고 학생들이 적십자의 날을 맞아 병중에 있거나 퇴직한 은사님을 찾아 카네이션을 선물한 것이 시발점이 되었다. 세종대왕 탄신 일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하고 1973년에 시작되었다. 1973년 정부의 서정쇄신 정책에 따라 폐지되었다가 1982년에 부활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인생 가시밭길을 헤쳐 나가는 지식과 지혜는 스승의 가르침이 절대적 영향을 끼친다. 스승은 부모 다음의 은혜를 받은 분으로 태산보다 크다. 우리는 마음에 존경하는 스승이 있게 마련인데 이날 하루만이라도 생존해 계신다면 카네이션 한 송이 전해드리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저작권자 ⓒ 성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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