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想과 인간29
우주, 그 불멸의 시 詩 / 정근옥 시인
우주는 해가 갈 길을 비워 놓고 별들의 길도 비워 놓으며 공空을 만든다
텅 빈 하늘에 별이 뜨고 꽃이 바람에 흔들거리는 우주의 텃밭
벌이 윙윙거리며 꽃잎에 앉으면 언어는 시가 되고 음악이 된다
하늘에 뭔가 가득 채워져 있으면 우주가 아니다 비워진 마음의 울림이 있어야 우주다
우주는 구름처럼 가야 할 곳을 가리지 않고 바람 따라갈 길 가리지 않고 돌고 돈다 .............................................................................
우주는 누구의 것일까? 소리가 큰 천둥에 물으면 천둥이라 하고, 번개에 물으면 번개라 할지 모른다. 창조주는 하늘의 공간을 그 누구의 것이라 지칭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주 학자들은 달의 표면은 지구인 모두의 자산이라 한다. 미국과 러시아는 무슨 소리냐며 서로들 차지하려 신경전이다.
시인은 색다른 주장을 한다. 정근옥 시인은 우주에서 ”언어는 시가 되고 음악이 된다”는 은유로 시인의 공간처럼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시의 제목은 왜적을 무찌른 이순신 장군처럼 ”불멸의 시“라는 언어를 사용, 재산권을 이미 주장해 버렸다. 시의 공간은 그 누구도 붙잡을 수 없는 공(空)간이다. 그러기에 시인의 말은 공존의 빛과 같은 주장이다. 시는 체념을 일으키고 무너진 세상에 손을 잡는 일이 일생이다. 시는 돌, 동물, 불과 바람, 돌멩이와 망치, 사물의 세계를 구성하는 모든 원소를 품는다. 그 뒤를 지켜 봐주는 시인이다.
정근옥 시인에 의해 우주의 공(空)은 시의 것이 확실하다. 시들이 그 나라 ”국민의 영적 건강“을 책임진다는 옥타비오 파스의 말처럼. 최창일 이미지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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