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권 칼럼]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25일 본회의를 열고 재석 111명에 찬성 76명, 반대 34명, 기권 1명으로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을 재가결했다. 조례는 법률과 달리 지역적 특색을 나타낸다. 

학생인권조례는 2010년 경기도에서 처음 제정되고 이후 진보성향 교육감들의 주도로 서울, 인천, 광주, 충남, 전북, 제주 등 6곳에서 도입되었다. 

교육계에서는 학생인권조례가 학생 인권을 지나치게 강조해 교권이 추락했고 교육 품질(학력 미달과 인성 도덕 교육)이 지극히 저급한 지경에 와 있다고 보고 있다. 지역마다 세부 내용은 다르지만 체벌, 두발, 복장규제 등을 금지하는 내용이 공통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 김기권 전 남양주 오남중학교 교장     ©성남일보

물론 학생인권조례가 부정적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고 학생들이 교육 현안과 운영에 직접 참여하고 단체 조직화 세력화해 그들의 권익을 촉진시킬 가능성이 있다. 종래의 고질병 암적 존재인 촌지가 사라지고 교사들의 심한 폭언과 폭력이 확연히 줄고 강제 야간 자율학습이 퇴출되기도 했다. 

학생인권조례 채택 이후 교사를 새털처럼 가볍게 보는 경시 풍조는 날로 심해졌다. 나타난 교사 상대 고소 고발과 그로 인한 교사 스스로 퇴직과 생을 마감하는 사례와 학생들에의 한 교사 폭행 사건은 일상화된지 오래다.

학교에서 학생에 의한 교사 폭행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30일 광주광역시 숭의과학기술고등학교에서 30대 교사가 2학년 학생에게 얼굴 등을 무자비하게 폭행당해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4월에는 경기도 이천제일고에서 직업교육 기간제 30대 교사가 무단결석한 3명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교사에게 침을 뱉고 욕설을 하며 빗자루로 폭행하는 모습을 다른 학생들은 웃으며 동영상을 찍어 SNS에 올려 유포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9월 27일 서울 강서구 한 고등학교에서 체육관에서 B 교사가 운동하는 1학년 A학생에게 체육관 문 닫을 시간이니 나가 달라는 B 교사 말에 격분해 폭언과 얼굴에 폭행해 A군은 14세가 넘어 형사처벌에 오르기도 했다.

수업시간 책상에 엎드려 자는 학생을 교사가 어깨를 두드려 깨우면 큰일 납니다. 왜 깨웁니까? 그 학생이 교사를 상대 성추행 고소를 하면 그대로 당합니다. 이것이 오늘날 교육현장 모습이다. 어느 교사가 열과 성의를 다해 사명 완수를 다 하겠는가?

조금은 늦어지만 서울시의회의 학생인권조례폐지안은 완전 폐지보다는 결점 보완점을 공청회를 통해 여러 방안을 모색해 교사 학생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최선의 방안을 반드시 모색해야 한다. 

지난 어느 세월 한때 케세라세라(keselasela) will be will be 노래가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 만점 유행한 노래가 풍미한 적이 있다. 해석하면 세상 모든 것은 자포자기 될 대로 되어라는 숨은 뜻이 내포되어 있다. 

지금 우리 사는 현 시국을 이성적 냉철하게 비판해보면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어느 판국도 제대로 합리적 정도를 가지 못하고 있다. 말 그대로 비포장 자갈길과 진흙탕 험한 길을 굉음을 내지르며 삐걱대고 목적지를 상실한 채 앞만 보고 내달리는 형국이다. 

그중 국가 백년대계 교육계의 중추적 위치에 있는 초, 중,고 교육이 잠시나마 학생 인권이 너무나 강조되어 위교권이 땅 밑으로 한없이 붕괴되었던 현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스승은 어버이 다음으로 한 생명의 더 없는 은인이다. 이제는 선생님들의 사기진작에 당국과 학생, 학부모들이 스승 공경운동에 나서야 한다. 내년 5월 15일 스승의 날에는 전국적으로 스승 공경 행사를 크게 벌려 교사들이 자긍심을 높여 이 나라 교육이 제대로 되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