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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想과 인간] 최은하 선생께

최창일 / 이미지 문화평론가 | 기사입력 2024/08/04 [22:16]

[詩想과 인간] 최은하 선생께

최창일 / 이미지 문화평론가 | 입력 : 2024/08/04 [22:16]

▲ 사진 / 픽사베이

 

詩想과 인간34

 

최은하 선생께 / 최창일 시인

 

어느 날부터인가 선생은

“아득하다는 것”의 언어를 정의하곤 했다. 

“내 당장의 실상 가운데 반영의 드러냄일 수도 

하늘과 땅과 어쩌면 이렇게도

아득히 멀리 보이기만 하는지,”라는 말을 해주었다.

 

“물방울 속 빛나는 소릿결”* 대화들,

토요일이면 대학로 보리밥집 창가엔

노을이 내리며 선생의 전차가 쿨렁쿨렁 지나갔다

 

종소리도 가는 길 따라간다는데

미루나무 바람 소리도 떠나길 싫어한다는데

 

상여길 황톳길

그리움의 중심 시어들 알알이 

 

다시 여름의 가운데 서면

선생께 반성한다

더 자주 뵙지 못하고 귀 열지 못한 것을.

 

권일송 시인이 먼저 간 마을, 어머니 곁으로 가셨다.

눈을 감고 우두커니 바라보면 

최은하 선생은 이미 천국의 문 안이다.

 

* 최은하 시 제목

..............................................................

한 시인에게 현실적 모순을 표출하고 시대적으로 부족한 의지들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최은하 시인이 별에 간 시간이 한해 전이었다(2023.8.19.). 시인은 민중 속 시인으로 높은 도덕적 자각에서 비롯된 탐구의 시어를 품고 살았다. 선량의식(善良意識)을 철저하게 배격하고, 이른바 선택된 자들끼리 암호로서의 시를 감히 지양하였다. 모든 사람이 알아듣게끔 그의 음성은 높고 세련이었다. 끼리끼리의 문단을 이르러 칼날이고 무서운 칼날을 세웠다. 지지리도 못난 세상이 불꽃을 모르고 파당을 일삼는 것이라 했다. 진리 속에는 씨앗이 있다지. 사랑은 우리 시에 대한 불길이라 했다. ‘나’의 아픔이기보다 ‘우리‘ 전부의, 이야기를 만들다 성하지중으로 뉘엿뉘엿 가셨다. 최창일 이미지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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