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권 칼럼] 지난 11일 아침 7시 KBS 아침 뉴스 첫 제목을 알리는 아나운서의 음성이 약간은 들떠있고 흥분된 억양으로 전하는 소설가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은 그야말로 고요한 이 나라 문학계에 환희의 큰 도가니로 가득 채우고도 남음이 넉넉하며 천지개벽 수준의 국가적 영광이 하늘에 빛난다.
소설가 한강(54) 작가는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것이며, 아시아 최초의 여성 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여성 문학상 수상자로 유명한 사람은 미국 출신 펄벅이 있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 현지 시각 “트라우마(teulauma)를 견디고 직시하며 인간 삶의 연약한 면을 강력하고 명료한 문체로 표현했다”며 선정 이유를 마츠 말름 한림원 상임 사무국장은 수상자 발표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수상의 배경에는 요즘 세계 문화계를 진동시키는 K팝, K드라마(기생충 오징어 게임)를 비롯 K 방산과 국력의 성장도 한몫한 것이라고 세계 유수 언론 미국 ABC는 말하고 있다.
작가 한강은 1970년 전남 광주 출생으로 서울로 이주해 1988년 풍문여고를 졸업하고 1993년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졸업과 동시에 샘터 출판사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한 작가는 1993년 계간지 ‘문학과 사회’에 서울의 겨울 등 4편으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1995년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를 발표한 후 1999년 제25회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어 2005년 제29회 이상문학상과 2015년 제15회 황순원 문학상을 수상한데 이어 2018년 제12회 김유정 문학상. 2019년 제24회 아르세비스포 후안 데 산 클레멘테 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칠 줄 모르고 샘솟는 그의 창작된 장편 소설은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희랍의 시간, 소년이 온다, 검은 사슴 작별하지 않는다, 내 여자의 열매, 여수의 사랑 등이 있고 ‘설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는 시집도 출간했다.
그의 작품 중 한강을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오르게 된 작품은 2007년애 출간한 채식주의자로 국내에서는 100만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고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와 같이 2016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는 한국어 문학이 세계문학의 변두리에서 중심으로 이동하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해석되어 연극의 조연에서 주연으로 수직 상승한 것이다.
한강 작가의 이번 수상은 많은 우리나라 작가들의 작품들도 세계진출의 기회가 마련되는 터전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실로 대단한 것이다.
한 작가의 남편인 홍용인씨는 문학평론가이며 아버지는 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 ‘주사’를 쓴 한국 문단의 거장 한승원 작가이며 오빠는 한동림 작가로 유령 등을 쓴 소설가 남동생 한강민 작가는 소설을 쓰고 만화를 그리는 작가로 온 가족이 문학도다.
이처럼 노벨 문학상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이상적인 방향으로 문학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여를 한 작가에게 수여하라는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1901년부터 해마다 전 세계의 작가 중 오직 한 사람에게 주는 상으로 상금은 세금 없이 13억 원이고 수상자 보유 숫자는 그 나라 문화 수준을 대외에 알려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노벨상은 스웨덴의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이 1895년에 작성한 그의 유언에 따라 매년 인류를 위해 크게 기여하고 헌신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세계 제1의 권위가 있는 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종류는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 의학상, 문학상. 경제학상. 평화상 등으로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하며 각국의 수상 현황은 그 나라 국민들의 자존감을 올려주는 지표다. 실제로 그동안 노벨상을 받은 수상자들을 보면 미국이 411명(복수 413명), 영국 137명(복수 138명), 독일 115명, 프랑스 75명, 스웨덴 34명, 소련(러시아) 32명, 일본 29명, 캐나다 28명, 스위스 27명, 가나 1명, 나이지리아 1명, 남아프리카 9명, 나이베리아 2명, 알제리 2명, 이집트 4명, 케냐 1명, 뉴질란드 1명, 호주 11명, 과테말라 2명, 멕시코 3명, 트리니다드 토바고 1명, 베네수엘라 1명, 브라질 1명, 세인트루시아 2명, 아르헨티나 5명, 칠레 2명, 콜럼비아 1명, 페루 1명, 코스타리카 1명이고 우리나라는 김대중 대통령과 한강 작가 등 2명으로 아쉬움이 크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한강이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실로 놀라운 일로 발표 직전까지 중국의 아방가르드(avant-garde=제1차 세계대전 이후 기존의 형식을 부정하고 혁신적 예술로 추상파와 초현실파) 문학 대가인 여성 작가 찬쉐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지목했으나 실제 수상은 예상을 뒤엎고 한강에게 돌아갔다고 밝혔다.
유럽언론들은 한강 작가를 현대 산문의 혁신가라고 평했고 영국의 가디언은 취약한 존재, 특히 여성의 삶에 대해 뚜렷하게 느껴지는 공감을 한강의 은유가 가득한 산문을 통해 강화된다고 평했다.
이번 한각 작가의 수상을 계기로 국민들의 도덕적 각성의 게기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정치권을 포함해 포함 어느 한구석 빠짐없이 도덕적 파괴와 타락 속도가 너무나 빨리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국 열사들의 긴 밤을 하얗게 지새우는 날들이 파괴자들의 대오각성으로 밝은 새날이 오기를 기원해 본다. <저작권자 ⓒ 성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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