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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엔 촛불광장에서 만나요!”
세이브존 앞 촛불광장으로 자리잡아

‘광장성’의 회복...“사람이 있고 삶이 있고”

김락중 기자 | 기사입력 2003/03/01 [06:54]

“저녁엔 촛불광장에서 만나요!”
세이브존 앞 촛불광장으로 자리잡아

‘광장성’의 회복...“사람이 있고 삶이 있고”

김락중 기자 | 입력 : 2003/03/01 [06:54]

지난해 월드컵과 미선·효순 두 여중생 추모 촛불시위를 계기로 시민사회가 쌓은 값진 자산은 `광장문화’다. 자발적 참여의식이 바탕을 이룬 성숙한 시민문화가 도시의 광장에 자리잡게 된 것은 결코 작은 게 아니다.








▲세이브존 앞 촛불시위가 새로운 광장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성남일보
1980년대 포악한 군부독재에 저항한 대학생들은 캠퍼스 속의 모임터를 아크로폴리스 혹은 민주광장이라 불렀다. 고대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는 외적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산등성이 위에 건설된 성채였다. 거기엔 투쟁과 고행, 그리고 일상의 시민생활로부터 떨어진 괴리도 있었다. 80년대 말까지는 민주화투쟁을 위한 대학 캠퍼스와 교회 속의 광장이 그런 고행의 의미를 가진 아크로폴리스였다.


그러나 지난해 월드컵과 촛불시위를 계기로 형성된 광장은 도시 속 생활공간으로서의 마당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한 시민사회의 마당으로 새로운 광장문화가 형성되고있는 것이다.


이러한 광장문화가 성남에서도 형성되고 있다.


수정구 신흥동 세이브존 앞 광장. 이곳은 지난 달 23일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미선·효순 두 여중생 사망사건을 계기로 미군의 무죄판결에 항의하는 ‘성남시민들’(cafe.daum.net/allguilty)이 모여 촛불시위를 벌이고 있다.


촛불시위에 참가한 한 참석자가 "쉽게 촛불을 끌 수는 있지만 계속 지키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듯이 매일 저녁 촛불시위를 이어오는 것이 쉽지 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죄판결에 항의하는 성남시민들(cafe.daum.net/allguilty) 사이트에 낮게 나는 새라는 아이디를 가진 네티즌이 "세이브존 광장을 촛불광장으로 바꾸어 부르자"는 제안을 게시판에 올렸다.


"지난달 23일 이후 세이브존 옆 광장에서 촛불시위를 하면서 성남에서 처음으로 광장문화가 살아나고 있습니다. 도시에 광장이 없으면 그 도시는 죽은 도시라고 생각합니다...저는 그래서 세이브존 광장을 촛불광장이라고 바꾸어 부르자고 제안합니다."


이 네티즌의 제안에 따라 참석자들은 세이브존 광장을 촛불광장으로 이름을 바꾸어 부르기 시작하면서, 참여와 열린 광장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촛불광장 추모집회에 참석한 한 네티즌은 지난 25일의 후기를 이렇게 게시판에 올렸다.


"반딧불이들은 희망을 이야기하고 슬픔을 나누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촛불시위에는 촛불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구호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광장에는 사람이 있고 삶이 있습니다. 서로 나누고 깨닫는 우리의 진실이 있습니다."


이렇듯 촛불시위에 참석한 사람들은 인터넷과 광장문화를 통해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소통과 참여, 그리고 연대의 장을 마련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민예총 성남지부 우위영 위원장은 "성남에는 일상생활 속에서 시민들이 함께 하는 광장도 없고 문화도 없는 척박한 도시"라며 "새롭게 태어나는 촛불광장에서의 광장문화를 계기로 시민들과 함께 서로 의사소통과 토론이 이뤄지는 열린 공간으로서의 광장문화를 새롭게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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