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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북악산 홀로 특혜 미안해 서울시민에게”

12일 권 여사와 시민 등 20여명과 산행…4월 1단계 개방

김달중 기자 | 기사입력 2006/02/13 [08:23]

노 대통령 “북악산 홀로 특혜 미안해 서울시민에게”

12일 권 여사와 시민 등 20여명과 산행…4월 1단계 개방

김달중 기자 | 입력 : 2006/02/13 [08:23]

12일 다가오는 4월 1단계 개방을 앞둔 북악산 시범답사길에 시민들과 함께 등반한 노무현 대통령은 혼자서 누릴 수 있어 기분이 좋았지만 나중에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 개방하게 됐다며 개방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권양숙 여사와 유홍준 문화재청장, 서울 토박이인 고완기 씨 가족 3명 등과 함께 북악산 개방에 앞서 시범답사를 실시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 자리가 봉사하는 자리다. 그런데 대통령이 되고 보니 누리는 것이 참 많더라”며 해외 방문시 전용기를 이용하는 것이나 공식적 행사에 교통통제 등을 그 예로 제시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처음 대통령이 되고서 제일 기분이 좋았던 것이 북악산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라며 “처음에는 혼자 누리는 것이 은근히 기분도 좋고 특권을 누리는 것 같아 기분 좋았는데 나중에 몇 번 더 와보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때문에 북악산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기로 결심했다는 것이 노 대통령의 설명이다. 하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고 노 대통령은 말을 이어갔다.

노 대통령은 “돌려주려고 했는데 경비하는 군부대로선 난감한 일”이라며 “딱 막아 놓고 지키면 부담이 적은데 사람이 들락날락하는 상황에서 경비하는 것은 부담 많으니까, ‘예’ 해놓고서 중국집 자장면(이) 안 오는 것처럼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특유의 비유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북악산 개방에 대한 계획이 더디게 진행되자 이후 문화재청장에게 보여줬고, 이를 본 문화재청장이 개방하도록 더 떼를 써 속도가 촉진됐다는 것이 노 대통령이 들려준 ‘에피소드’이다.

북악산에 오른 노 대통령은 건너편에 위치한 용산 미군기지가 남쪽으로 내려가면 그곳에 녹지와 문화 공간이 조성된다고 소개하면서 “외국군이 주둔했던 것도 역사고, 돌려받은 것도 역사다. 그런 역사의 상징물이 만들어지면서 서울 시민 누구나 지하철 표 한 장 사들고 가볍게 나가서 쉽게 즐길 수 있는, 가난한 연인들도 하루 보내기 어렵지 않은 그런 공간으로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렇게 조성된 공간으로 서울이 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행정도시 생기면 서울시민들이 섭섭할 수 있겠지만 서울에 너무 집중되면 시민들이 불편해지고 시샘도 생긴다”며 “돈과 권력, 정보가 한군데 집중되면 거대한 권력이 발생하고 그것이 우리 모두를 어렵게 하는 갈등과 문제를 만들어 낸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를 들면 서울시민들이 과반수고 서울 출신 국회의원이 과반수라면 서울시민이 싫어하는 어떤 결정도 이뤄질 수 없으며 서울시민이 좋아하는 것은 지방의 어떤 희생이 있더라도 관철되는 그런 국가가 된다”면서 “국가의 미래를 멀리 내다보면 서울은 국제적으로 경제와 정보가 집중되는 최고의 도시, 역사와 문화, 자연과 숲이 복원돼 사람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것이고 전 국토가 조금씩 나눠서 발언권이 비슷한 국토에서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 공동체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함께 참석한 이들과 대보름 음식을 나누면서 홍련사를 출발해 숙정문, 촛대바위, 동상쉼터, 정상에 이은 산행을 마무리 했다.

지난 1968년 1·21 사태로 인해 청와대의 보안상을 이유로 일반인의 출입이 완전 통제돼 왔던 북악산은 오는 4월 1일부터 1단계로 홍련사→숙정문→촛대바위까지의 1.1km 구간이 개방될 예정이다.
 
... 이 기사는 본사와 데일리서프라이즈(www.dailyseop.com)와의 뉴스협약에 의해 게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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