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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정치 49%는 국민의 책임

정치인은 국민여론을 가장 무서워한다

오세응 전 국회부의장 | 기사입력 2014/07/19 [21:11]

잘못된 정치 49%는 국민의 책임

정치인은 국민여론을 가장 무서워한다

오세응 전 국회부의장 | 입력 : 2014/07/19 [21:11]

[오세응 전 국회부의장 자서전 - ① 머리말] 성남일보는 오세응 전 국회부의장의 자서전  ‘잘못된 정치,49%는 국민의 책임’을 21일부터 매주 월요일 게재한다. 7선 국회의원으로 국회 부의장을 지낸 오세응 전 국회부의장의 자서전 ‘잘못된 정치,49%는 국민의 책임’은 현실정치의 문제점과 대안을 모색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 주]

  

▲ 지은이 : 오세응 출판사  : 기파랑  가격 : 15,000원  02)3288-0077

머리말
 

어느덧 나이가 여든이 넘었다. 그동안 7선 국회의원과 장관, 국회부의장까지 지냈으니 야인으로 돌아가 기쁜 마음 하나로 책이나 보면서 지내왔다.

 

그러던 어느 날 거울 속에 서 있는 팔순의 할아버지를 보게 되었다. 격동의 한국 정치사를 몸소 겪으며 살아온 수십 년의 세월, 그 세월 속에 묻혀있을 기억들이 하나씩 머리를 스쳐갔다.

 

마치 영화의 필름처럼 말이다. 역동의 세월을 살아온 80평생의 이야기들이 다사다난하게 밀물처럼 몰려왔다. 생을 정리하는 것이 무엇인지, 삶을 정리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도 지나간 흔적들을 정리해 보자는 생각이 이 글을 쓰게 된 동기가 되었다.
 
지난 여름 어느 날, 회상의 기억들을 동원해 한 자, 두 자 기억들을 활자로 엮어 나가기 시작했다. 어느 장면에서는 한숨이 나왔고 어느 장면에서는 기쁨의 환희가 봇물처럼 다가왔다. 시작은 반이다.

 

역사는 현실의 선생이고 미래는 꽃이다. 내 살아온 세월이 활자화되어 후배 정치인들의 밑거름이 되었으면 한다. 작금 벌어지고 있는 정치 현실에 내 경험들을 덧 씌어 귀띔이라도 해주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또한 미래 세대에게 격동의 세월을 진실하게 알려주어 화려한 꽃을 피울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하며 쓴 글들의 원고가 제법 두껍게 채워져 갔다.

 

1960년대 말 내가 현실정치에 참여할 때는 우리의 개인소득이 100달러 내외였고, 국회의 기능은 마비되어 군사정부가 긴급조치로 운영하던 시기였다. 그런데 지금은 산업화에 성공하여 개인소득 2만 달러 이상의 나라가 되었고, 세계 150여 나라가 이룩하지 못한 민주화를 산업화와 동시에 이룩한 모범적인 국가로 성장했다. 정말 감개무량하고 기쁜 일이다.

 

나는 이 변화의 가운데에서 좋고 나쁜 많은 일을 체험했다. 이 책의 제1부에서는 나의 발자취를 정리하였고, 제2부에서는 우리나라가 가야할 길을 설명하고 우리 국민이 반드시 해야 할 생각을 정리하였다.

 

1974년 도쿄 IPU(국제의원연맹) 회의 참석 때 지금은 북한의 제2인자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당시는 노동당 외교부장)의 제의로 2시간 이상 한반도에 관한 대화를 가졌는데, 그가 나를 극히 높이 평가하는 속셈을 내가 먼저 눈치 챔으로써 끝났다.

 

다음은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여당이 무엇보다 필요했던 것은 야당 국회의원을 빼가는 것이었는데, 내가 끝까지 거부하자 죄를 조작하여 1년6개월 교도소 경험까지 했다. 나는 40여년의 정당생활에서 공천을 못 받았던 2번을 빼고는 정당에서 탈당한 기록이 없다. 그리고 대학 졸업 후 외교관이 꿈이었으나 이루지 못한 대신 국회 외무위원회에 16년 6개월 속했던 최장기록을 수립했다. 그리고 한국 최초로 4년 임기의 IPU 집행위원에 피선됐다.

 

국회 내의 활동으로는 여당 총재인 대통령이나 야당 총재가 거의 임명하던 국회의장을 국회의원들이 자기당의 경선을 통하여 후보를 결정하도록 공헌했다. 그리고 15대 국회에서 다수당이며 야당인 한나라당 경선 후보로서 2차 투표에서 국회의장 후보가 되었고, 국회 역사상 처음으로 3차 투표까지 행한 본회의 투표에서 패배했다.

 

나는 김대중 정권 하에서 국회의장이 되는 것은 불가능한 줄 알았다. 하지만 당에서 경선을 통하여 후보가 되고, 그런 다음 국회의원들이 의장을 뽑는 절차를 밟게 한 것에 성공했다. 그 후 국회의원들이 명실 공히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하는 기록이 수립되고 있다. 국회로서 중대한 발전이다.

 

나는 우리 국민의 우수성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다음에 무엇을 해야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지도 알 것 같다. 선진화를 위하여 꼭 이룩해야할 일은 유권자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 그래서 제2부에서는 앞으로 우리가 반드시 책임지고 극복해야할 4가지 문제를 설명하고, “잘못된 정치 49%는 유권자의 책임”이라고 제목을 붙였다.

 

유권자의 책임을 49%로 한 것은 내 생각대로 60%로 하면 유권자들께서 ‘평생 정치를 한 사람이 자기들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 비겁한 짓’이라고 욕할 것 같아 반 이하인 49%로 한 것이다. 아무튼 유권자도 깨여야 한다.    
   
자서전은 그 정치인의 주위환경과 깊은 생각, 어려울 때 그 사건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잘 설명한다. 그래서 나는 미국에서 공부할 때 평이 좋았던 행정부에서 해리 트루먼 대통령, 그리고 국회 쪽에서 팁 오닐 하원의장의 자서전을 번역해서 출판했다. 이 두 권의 책이 나의 정치활동에 많은 영향을 주었음을 말해둔다.

  

앞으로의 정치발전을 위하여 국민이 알고, 판단하고, 기억해서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런 뜻에서 세 사람의 예를 들었다. 대표적으로 국무총리를 지낸 두 사람과 국회의장을 지낸 한 사람의 잘못된 정치행위를 고발한다. 정치인은 국민여론을 가장 무서워한다. 정치인은 국민이 날카로운 눈으로 항상 보고 있다고 생각해야 엉뚱한 짓을 못한다. 이런 감독을 못하니까 49%의 책임이 유권자에게 있다는 것이다.

  

저녁 해가 앞산에 걸려 하루 동안의 이야기들을 나무들에게 속삭이는 시간, 내 삶의 흔적들을 정리하는 시간과 더불어 밤이 찾아올 것이다. 시간 감을 아쉬워하며 곧 잠이 들 것이다. 소쩍새 소리가 들린다. 내일의 희망으로 들리는 것은 아직 이 삶에 감사할 일이 많아서 일 것이다.

 

그동안 의정생활에 바빠 가족을 잘 챙기지 못했다. 그럼에도 아내는 의사로 바쁜 가운데서도 내조에 헌신했다. 아내의 도움이 없었다면 의정생활도 없었을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 특히 아내에게 깊은 고마움을 전한다. 또한 끈질기게 나를 사랑해주신 지역구 주민들과 국회의원 오세응을 기억해준 많은 이들에게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2014년  2월  초승달이 아름다운 저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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