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일 칼럼] 세계에서 일기를 가장 잘 쓴 사람은 누구일까? 많은 사람들이 일기를 썼겠지만 세계인에게 읽히고 회자된 사람은 <안네의 일기>를 쓴 안네 프랑크(1929-1945), <난중일기>(亂中日記)의 이순신, 그리고 <열하일기>(熱河日記)를 쓴 연암 박지원으로 꼽을 수 있다. 이들을 일컬어 일기 잘 쓴 세계 3대 명사로 분류하여도 무리가 아닐 성 싶다.
안네는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태어난 유대인 소녀로 네델란드 암스트롱에서 자란다. 독일 나치의 박해를 피해 다락방 은신처에 숨어 지내는 2년 동안 일기를 쓰면서 외로움을 견뎌낸다. 1944년 8월에 은신처가 발각되어 유대인 포로수용소에서 떠돌다가 이듬해 3월, 독일 베르젠 수용소에서 영양실조와 장티푸스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그러나 안네의 일기가 알려지며 세계인의 심금을 울렸다.
이은상 시인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시인이다. 선생의 문학적 업적은 영국에서 문호 윌리암 셰익스피어, 독일에서 문호 볼프강 폰 괴테와 같은 반열에 오른 위대함이라고 평가하는 평론가도 있다. 이에 대해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한 사람은 없다.
이순신 장군이 말을 타고 가다가 쉬었다고 생각되는 지점에서 쉬어도 본다. 그 뿐만이 아니라 장군이 소변을 볼만한 장소였다고 짐작되는 곳에서 직접 소변도 보았다. 가다가 노숙의 장소였다고 생각되는 지점에 여지없이 불편한 잠까지 체험한다. 이은상 시인은 무신(武臣)이 되어 자신이 문인(文人)이라는 것을 잠시 잊어보기도 했다.
이은상 시인이 만든 노랫말은 ‘가고파’. ‘성불사의 밤’, ‘고향생각’ 같은 주옥의 작품이다. 동아일보 기자와 조선일보 출판국 주간을 엮임하기도 했다. 시인의 삶은 그리 평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일제 강점기에 사상범으로 형무소에 구금되었다가 해방되자 석방되었다.
세상에는 가슴 아프게 적나라한 진실들이 몇 있다. 그중에 하나는 열정과 안정을 함께 하는 여행이다. 우리는 열정의 여행을 통해 성숙한 삶을 얻게 된다. 여행은 아픈 것들을 어느 곳엔가 뿌리는 시간이다. 그리고 꿈을 깨운다. 이은상 선생은 이순신 장군이 못다 이룬 꿈을 여행을 통하여 완성 시켜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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