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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통해 나의 재능 저축하기

최창일 / 시인 · 한국문인협회 대변인 | 기사입력 2018/01/11 [10:37]

여행을 통해 나의 재능 저축하기

최창일 / 시인 · 한국문인협회 대변인 | 입력 : 2018/01/11 [10:37]
▲ 최창일 교수.     ©성남일보

[최창일 칼럼]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은 모지스 할머니(1860-1961)를 말하면 금방 누구인지 알 것이다. 76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 하여 100세에 화가로 명성을 얻은 특별한 이력 때문이다. 뉴욕에서 태어난 모지스는 여행을 좋아했다. 10명의 자녀를 두었기에 여행을 할 시간이 많지 않았을 거라는 상상이 가고 남는다. 모지스는 임신 중에도 남편과 동행, 여행을 즐겼다.


어느 가을날 모지스는 영국의 시골마을을 여행한다. 마을 어귀에는 냇물이 흐르고 그 위에 다리가 놓여 있었다. 마을 앞의 찻집에는 나이가 지긋한 어른들이 티를 즐기고 있었다. 찻집의 벽면에는 10여점의 그림이 걸려있었다.


모지스는 그림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림에는 5유로정도의 저렴한 가격표가 소박하게 보였다. 그림은 마을의 전경이었다. 모지스가 방금 건너온 냇물의 전원적인 풍경도 있었다. 그림을 유심히 보는 모지스에게 찻집의 주인은 말을 걸어왔다. 그림을 그린 화가는 동네에 사는 할머니라고 일러 주었다. 오후가 되면 할머니는 찻집에 들리곤 한다며 귀 뜀 해 주었다.

 

모지스는 찻집에서 파는 간단한 음식을 남편과 먹고 화가 할머니를 기다렸다. 할머니는 손주 손을 잡고 산책차림으로 찻집을 들어섰다. 모지스는 할머니에게 다가가 반가운 악수를 하였다. 화가 할머니는 부부가 여행을 하는 모습이 너무나 좋아 보인다며 임신 중에 여행을 하는 건강한 행동이 아름답다는 덕담도 주었다.


모지스는 영국시골의 무명화가와의 대화는 여행이 끝나고 돌아와서도 매우 깊은 인상으로 남았다. 어느덧 모지스는 나이 들며 여행하기에 무리가 되는 시간이 왔다. 무릎 관절에 이상이 왔기 때문이다. 모지스는 영국 시골마을에서 만난 화가 할머니가 생각이 났다. 모지스는 관절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여행에서 보았던 풍경들을 화폭에 담고 싶었다. 모지스는 뉴욕의 전원풍경을 그림에 담기 시작했다. 모지스의 그림들은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지는 않았다. 모지스는 영국의 화가 할머니가 그랬듯 자신의 그림을 마을 후식폴스의 한 잡화점에 내놓았다.


마침 뉴욕의 엔지니어이자 아트 컬렉터인 루이스 콜더가 1938년 자동차를 몰고 잡화점을 지나게 되었다. 그림에 관심이 많은 그는 3달러와 5달러를 주고 두 점을 샀다. 그림 그린 화가가 누구인지를 수소문해 애나머리 로버트슨 모지스를 찾아갔지만 만나지 못했다. 콜더는 하루를 기다려 모지스의 집에 있는 그림 10점을 모두 사들였다.

 

당시 모지스 나이는 78세였다.이듬해 모지스의 작품은 ‘현대의 무명화가들’이라는 제목으로 뉴욕현대미술관에 전시되었다. 1940년에는 뉴욕에서 단독 전시회, 1949년에는 해리트루먼 대통령의 초대까지 받게 된다. 그러면서 모지스는 자신의 삶을 그림과 글을 통해 돌아본 자서전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를 1952년, 92세에 펴내기도 하였다.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것을 발견한다. 모지스는 화가가 되기 위하여 그림을 그리지는 않았다. 관절이 좋지 않아서 더 이상은 여행이 무리라고 생각되어 평소에 걸었던 마을의 전원적 풍경을 그림으로 담아 보고 싶었다. 처음 5달러 정도였던 작품은 후에 8000달러에서 1만 달러에 팔렸고, 2006년 한 경매에서 120만 달러에 팔리기도 했다.


1953년 12월 ‘타임’지 표지모델은 모지스 할머니였다. 100세 생일에는 뉴욕시가 ‘모지스 할머니의 날’을 선포했다. 모지스의 대중적인 인기가 높아지면서 화단과 평단에서는 그를 외면했다. 당시 미국이 중시하던 추상표현주의가 아닌 소박하고 따뜻한 모지스의 작품이 가장 미국적인 작품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시기했다는 뒷이야기도 있다.


그렇지만 미국의 시민들은 모지스가 여행은 물론 열명의 아이를 낳고 나이들며 그림을 그린 모습을 높이 평가 했다.


여행의 힘, 여행의 희망을 쏘아 올린 모지스여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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