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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정신이 육체 속으로 돌아오는 시간

최창일 / 시인 · 한국문인협회 대변인 | 기사입력 2018/02/19 [16:07]

올림픽, 정신이 육체 속으로 돌아오는 시간

최창일 / 시인 · 한국문인협회 대변인 | 입력 : 2018/02/19 [16:07]
▲ 최창일 교수.     ©성남일보

[최창일 칼럼] 나비가 애벌레에서 꿈꾸는 소망은 오로지 한가지다. 한줄기 빛을 향하여 꽃으로 여행을 하는 것이다.


동계올림픽은 ‘부자들의 스포츠’로 이름난 겨울스포츠다. 하얀 눈이 스키와 눈썰매로 인해 부서지고 흩날리는 장면은 마치 꼬치에서 나온 나비의 비상 같다. 진짜 이룩하는 것이 아니지만 그저 정신이 비상하는 것이다. 두려워 할 까닭이 없다. 어떠한 일이 닥치더라도 그 허공을 가르는 것이다. 그 여행이 끝나고 나면 그대는 그 한순간을 모두 기억하게 될 것이다. 전혀 심각하거나 거창하게 받아드릴 필요가 없다.


평창의 작은 마을은 4천여 명의 주민이 명태덕장을 하며 살고 있다. 창세기 이후 그들은 오로지 덕장에 부는 바람과 빛살이 부딪히는 과정이 전부였다. 동계올림픽으로 인해 고요했던 그곳에 모여든 여행객은 92개국, 2천925명의 선수였다. 임원진을 비롯한 여행객이 5만이 넘게 발걸음을 하고 있다.(응원하는 국민은 제외)


대한민국 국민의 동계 올림픽을 보는 시선은 과거와 확연이 달랐다. 메달의 집중이 아니라 선수들의 값진 패기와 성취에 박수를 보냈다. 서구인들이 지배하는 스피드스케이팅에 참가를 하는 것도 넘어서 동메달에도 박수는 금메달 급이었다. 대한민국은 메달에 연연하지 않는다. 삶의 새로운 의미를 두고 있다. 그것은 가장 아름답고 가장 단순하고 놀라운 정신의 여행으로 이끄는 것이다. 승부는 졸부들의 결과 일뿐이라는 것.


이제 대한민국은 국가가 가난하여 홀로 참가한 나라에 깃발을 흔들어 주는 여유와 초월의 시선을 가졌다. 2만여 자원 봉사단은 칼바람에 전신을 노출하는 것쯤은 훈풍의 마음이었다. 전통과 정보기술(IT)이 어우러진 개회식과 뛰어난 시설, 매끄러운 운영, 국민들의 열기에 외신은 말문을 잊었다. 세계의 칼럼리스트들은 “흠잡을 게 없는 것”이 흠이라고 하였다.


평창의 동계올림픽은 대한민국에게 공간의 끝이 무엇인가를 묻는 시간이다. 어찌, 그것은 빛에게 물어보는 것일까? 대한의 정신은 이제 단 하나의 시공간을 탐사하는 시간이다. 덕장의 빛이 그대에게 권한다. 외적인 오감과 내적인 오감의 지각력을 높여서 다른 시공간을 여행하여 보라고.


그럴 준비가 되어 있노라고 우리가 대답을 하자. 이미 여행의 초기부터 넓어져 있던 대한의 지평이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해 간다.


지금 우리가 올림픽을 통하여 하고 있는 여행은 그대의 예상을 뛰어 넘었음은 물론이고, 온갖 형언을 넘어서는 규모와 품이 되었다.


남북이 하나 되어 응원을 하고 여자 아이스하키 팀이 단일팀을 만든 것은 또 하나의 숙제를 던졌다. 빅뱅을 위한 것도 생명이고, 우주를 창조한 것도 생명이며, 지구를 만든 것도 생명이다. 씨앗을 나무로 변화시킨 것도 생명이다. 애정 어린 포옹에서 아기가 생기게 하는 것도 생명이다.


부모님 나라에서 열린 올림픽 데뷔전에서 재미교포 2세 클로이 김(18)은 여자 스노보드 최연소 우승기록을 세웠다. 1982년 홀로 이민 갔던 그의 아버지가 “아메리칸 드림!”을 외칠 때 국민은 “코리아 드림”을 떠올리며 함께 웃었다. 클로이 김의 아버지 김종진 씨는 단돈 70만원을 가지고 이민여행을 떠났지만 딸만은 대륙과 산맥을 넘어 조국, 평창의 창공을 쏘아 올렸다.


세계의 언론은 “부모님의 나라, 소녀에 목에 금을 걸어 줬다“고 외쳤다.


비인기종목선수들의 포기하지 않는 의지도 ‘N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청년세대에게 삶의 새로운 의미를 선사한다. 스키점프의 박규림은 여자 노멀힐 결선 진출이 좌절 됐지만 불모지였던 한국여자 스키점프에서 첫 올림픽 비행을 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받았다. 이들의 꿋꿋한 여정은 매순간이 역사다. 평창 올림픽은 영웅을 만드는 곳.

 

평창은 우리 모두가 여행의 주인공이다. 여행은 정신이 육체 속으로 돌아오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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