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일 칼럼] 여행 때문에 탄생한 명곡이 있다.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신세계 교향곡’이다. 신세계란 미국을 뜻한다. 사람들은 좋은 경치나 감동적 예술 작품을 만나면 ‘오! 신세계’라는 감탄사를 표한다.
유명한 백화점 이름도 신세계가 있다. 신세계란 단어의 시작은 체코의 시골 마을, 그것도 정육점 아들인 드보르자크의 교향곡에서 나온 말이다. 드보르자크의 아버지는 아들이 정육점의 가업을 이어가길 원했다. 어려서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드보르자크는 부모를 설득, 프라하로 나와서 음악을 전공하게 된다.
드보르자크는 유럽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내적인 음악성에 외적인 지식을 겸비하게 된다. 오스트리아 황제로부터 훈장을 받는가하면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음악 명예박사, 프라하 체코 대학에서 철학 명예박사 학위를 각각 수여 받았고 프라하 음악원에 작곡, 관현악법, 형식론 교수로 취임하기도 한다. 외국에서는 명예박사수여는 일반적인 박사보다 더 높은 격의 학위에 속한다.
이를 지켜본 친구는 “여보게, 유럽 여러 나라에서 자네를 그렇게 극진히 대접하고 있는데 미국 쪽으로 발길을 돌리다니 참으로 놀라운 일일이세”
블리자드가 미국동부지방을 강타하면 예전엔 일주일 이상 집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2018년 1월에도 강력한 블리자드가 내려오면서 미국 동부지역으로 폭설과 한파가 몰아쳤다.
드보르자크는 창밖으로 부는 강풍과 혹한과 폭설을 보며 희망을 작곡해 나갔다고 한다. 최악의 폭풍설이 세계적인 대작을 만드는 바탕이 된 것이다. 여행이란 변화무쌍한 날씨를 만나기도 하고 새로는 신세계를 만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결과물이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의 탄생이다.
부인 상드는 고백한다. “나는 쇼핑을 위해 아들 모리스와 함께 외출을 했다. 그런데 엄청난 비로 불어난 급류로 길이 막혔다. 결국 몇 시간이나 늦게 집에 도착했다. 쇼팽이 피아노에 앉아서 빗방울 소리를 피아노로 치고 있었다. 그는 ‘나는 이 비에 당신이 죽었다고 생각했소’라고 외쳤다.” 쇼팽이 가장 나쁜 날씨 속에서 남긴 것이 최고의 명작 ‘빗방울전주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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