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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만든 최고의 예술
 
최창일 / 시인 · 한국문인협회 대변인
▲ 최창일 교수.     ©성남일보

[최창일 칼럼] 여행 때문에 탄생한 명곡이 있다.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신세계 교향곡’이다. 신세계란 미국을 뜻한다. 사람들은 좋은 경치나 감동적 예술 작품을 만나면 ‘오! 신세계’라는 감탄사를 표한다.

 

유명한 백화점 이름도 신세계가 있다. 신세계란 단어의 시작은 체코의 시골 마을, 그것도 정육점 아들인 드보르자크의 교향곡에서 나온 말이다. 드보르자크의 아버지는 아들이 정육점의 가업을 이어가길 원했다. 어려서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드보르자크는 부모를 설득, 프라하로 나와서 음악을 전공하게 된다. 

 

드보르자크는 유럽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내적인 음악성에 외적인 지식을 겸비하게 된다. 오스트리아 황제로부터 훈장을 받는가하면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음악 명예박사, 프라하 체코 대학에서 철학 명예박사 학위를 각각 수여 받았고 프라하 음악원에 작곡, 관현악법, 형식론 교수로 취임하기도 한다. 외국에서는 명예박사수여는 일반적인 박사보다 더 높은 격의 학위에 속한다.


사람의 운명은 우연하게 열리게 된다. 1892년 여름 뉴욕의 음악원으로부터 초빙을 받자 드보르자크의 마음은 미국 쪽으로 가고 있었다.

 

이를 지켜본 친구는 “여보게, 유럽 여러 나라에서 자네를 그렇게 극진히 대접하고 있는데 미국 쪽으로 발길을 돌리다니 참으로 놀라운 일일이세”


그러자 드보르자크는 은밀한 비밀을 털어 놓은 듯 목소리를 한결 낮추어 말했다.


“그보다 더욱 놀라운 일을 말해 줄까? 내셔날 음악원에서는 지금 내가 받고 있는 봉급의 스무배를 주겠다고 했네. 어떤가?”


미국에 체류하는 동안 드보르자크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구경한 일이 있었다. 165피트 높이에서 마구 퍼붓듯이 쏟아져 내려오는 거대한 폭포의 장관 앞에서 넋을 잃고 10분여 동안이나 꼼짝을 않던 드보르자크는 문득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오, 하나님, 이건 b단조 교향곡이 되겠군요”


다섯 자녀와 뉴욕의 겨울을 만난 드보르자크는 ‘블리자드’로 불리는 강력한 폭풍설을 만났다. 블리자드는 북극지방으로부터 내려오는 한파와 강한 바람과 폭설을 뜻한다.

 

블리자드가 미국동부지방을 강타하면 예전엔 일주일 이상 집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2018년 1월에도 강력한 블리자드가 내려오면서 미국 동부지역으로 폭설과 한파가 몰아쳤다.


수백만 가구의 전기가 끊겨 비상사태가 선포되기도 했다. 이런 기상으로 인해 동부지역에는 집집마다 지하실에 감자 등 비상식량을 챙겨둔다.강력한 블리자드를 만난 드보르자크는 동부지역 교통 두절로 꼼짝없이 집에 갇혀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드보르자크는 열흘 동안 하루에 감자 한 개씩만 먹어가며 대작 ‘신세계 교향곡’을 만들어냈다.

 

드보르자크는 창밖으로 부는 강풍과 혹한과 폭설을 보며 희망을 작곡해 나갔다고 한다. 최악의 폭풍설이 세계적인 대작을 만드는 바탕이 된 것이다. 여행이란 변화무쌍한 날씨를 만나기도 하고 새로는 신세계를 만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결과물이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의 탄생이다.


여행이 나은 또 다른 작품도 있다.


유명한 여류 소설가였던 조르주 상드와 26세에 결혼한 쇼팽은 당시는 불치에 가까운 결핵을 치료하기 위해 마요르카섬(지중해)으로 여행을 떠난다. 당시는 소빙하기가 극성을 부리던 시기였다. 겨울은 비가 너무 많이 내렸으며 살을 에이듯 추웠다. 우기가 시작되면 매일 거센 빗발이 창문에 피아노를 쳐댔다. 수도원의 조그만 집은 바람이 많이 불어 ‘바람의 집’으로 불렸다. 여기서 그는 후에 최고의 작품이라 불릴 곡들을 써나갔는데, 그중의 하나가 유명한 ‘전주곡집’이다.

 

부인 상드는 고백한다. “나는 쇼핑을 위해 아들 모리스와 함께 외출을 했다. 그런데 엄청난 비로 불어난 급류로 길이 막혔다. 결국 몇 시간이나 늦게 집에 도착했다. 쇼팽이 피아노에 앉아서 빗방울 소리를 피아노로 치고 있었다. 그는 ‘나는 이 비에 당신이 죽었다고 생각했소’라고 외쳤다.” 쇼팽이 가장 나쁜 날씨 속에서 남긴 것이 최고의 명작 ‘빗방울전주곡’이다.


2018년의 여름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가 최악의 날씨였다. 만년설의 융프라우도 눈이 녹아내려 회색 돌산이 모습을 드러냈다. 3천년전의 시체가 녹아내린 눈 속에서 발견이 되었다. 3천년전이면 모세 시대다. 그의 주머니에서는 식물이 발견되었다.


여행은 호기심이고 희망의 씨앗이다. 여행 안에는 나쁜 날씨도 있다. 그 나쁜 날씨가 최고의 예술을 탄생시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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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8/25 [18:47]  최종편집: ⓒ 성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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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미 시장도 골치 아플거야. 이놈 저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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