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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우산 소나무 색(色)에 물들다
 
최창일 칼럼 / 시인 · 한국문인협회 대변인
▲ 최창일 교수.     ©성남일보

[최창일 칼럼] 여행은 무엇이고 관광이란 말은 어디서 왔는가?  독일을 시작으로 유럽의 맥박을 더듬고, 색(色)에 물들며 여행과 관광에 대한 정의를 묻는다.


여행(旅行)은 프랑스 단어인 ‘travail’에서 기원한 ‘일하다‘는 의미다. 여행이란 말은 14세기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를 테면 여행은 좀 더 느리고 위험한 것.


무역이나 이민 같은 것이 여행에 속한다. 김구(1876~1949)선생을 비롯한 독립 운동가들이 상해서 말 타고 목숨을 건 애국활동들 모두 여행이다. 콜럼버스(1451~1506)가 1492년 영국에서 새로운 대륙을 발견한 탐험도 여행이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여행가는 콜럼버스를 꼽기도 한다. 가장 이른 수도자(修道者) 여행가는 석가모니(BC563~483)다. 석가는 보리수나무 밑에 앉았다. 여행은 그의 삶의 목적을 찾게 해 주었고 평화를 가져다주었다. 여행은 세계를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게 한다.


관광(觀光tourism)은 영리 목적이 아닌 휴양이나 기분 전환, 또는 자기 개발을 위한 일시적인 이동을 말한다. 관광은 농경시대 이전부터 좋은 삶의 터전을 찾아 이동하던 원시인의 본능적인 행동으로부터 시작 됐다.

 

15세기 이후 신대륙의 발견과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다른 곳에 대한 지리적 호기심과 기계 발달에 의한 노동시간이 감소되어 근대적인 의미로 바뀌게 되었다. 좀 더 쉽게 접근하면 세탁기, 청소기라는 편리한 기계의 등장으로 집안일이 줄어들며 관광의 시간이 늘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좋겠다. 여행과 관광의 어원을 접근하다 보니 로마인의 이야기가 늦어지고 말았다.


이탈리아 로마 관광은 다양한 그림들이 머릿속 가득 차 있었다. 성탄절과 부활절이면 로마 광장에 모인 성도들, 교황은 베란다에서 거룩한 성탄 메시지(message)를 전한다. 추위에도 수많은 성도들이 교황의 말씀은총에 ‘아멘’으로 화답을 하는 장면들. 아기 예수를 않고 있는 마리아 동상.


모두가 좌뇌 우뇌에 있던 환상들을 관찰 기록하고 싶은 것들이다.


로마광장에 들어선 첫 인상은 매우 착잡 미묘했다. 마주친 반신불수 걸인. 세계에서 그 누구보다도 신과 가장 가깝게 지내는 교황이 머무는 로마. 서울동묘에서 마주친 안타깝고 남루하기 이를 데 없는 걸인이 첫 시선으로 왔다. 교황께서 메세지를 전하는 베란다는 겨우 두 사람이 서있을 만한 자그마하고 평범한 베란다가 아닌가! 물론 크기가 신(神)과 밀접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관광이나 여행은 늘 예상과 빗나가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 관광은 C시인에게는 각별하다. 플로리스트마이스터이며 조경마이스터인 방식 회장과의 동행 관광이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방식 회장 제자 45명과 관광이었다. 버스 한 대로 그야 말로 ‘어화둥둥’ 관광이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관광과 여행의 절충 형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구체적이다.

 

방 회장은 여행과 관광의 차이를 넘나들었다. 그는 식물학자다. 가는 곳의 꽃과 나무의 역사적 안부를 묻고 학생들에게 설명 해준다. 어찌 보면 찾아다니는 교육이다. 전공인 나무와 꽃들을 일일이 관찰하는 것은 여행일 것이다. 로마에서 만난 소나무를 사진에 담고 스케치 한다. 새벽에는 8만2천 그루가 있는 소나무아래서 솔방울이 있는지, 두리번거리기도 한다. 1700년대에는 남아프리카, 캘리포니아, 오스트레일리아 등 세계의 지중해성 기후 지역에 정원이나 공원의 관상수로 많이 심었다. 이후 토착화하면서 남아프리카에서는 도입종 목록에 올라있다.

 

서유럽에서는 스코틀랜드 남부, 미국 동부 연안에서는 뉴저지까지 확산되었다. 로마 시(市)는 소나무에 정성을 들인다. 소나무 형태는 마치 우산이나 버섯과 같은 모양으로 20~30미터에 달한다. 소나무아래는 솔방울이 없다. 관리인들이 새벽이면 물을 주고 철저하게 살펴 청소해 나가기 때문이다.


레스피기 음악교수가 1924년에 작곡한 <로마의 소나무>는 널리 사랑받는 곡이다. 로마에는 <로마의 분수>라는 음악이 있다. 음악의 정신세계라고 할 정도의 깊고 감동의 음악이다. 그런데 <로마의 소나무>는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로마에는 교황도 살고 있지만 로마인이 자랑으로 여기는 8만 2천 그루의 소나무와 흥미진진한 역사가 걷고 있다.

 

솔방울의 크기는 한국 솔방울 다섯 개 정도의 크기다. 로마교황청이 소나무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지극한지 교황이 머무는 경내에 대형 솔방울 조형물이 있다. 많은 관광객들이 의례 카메라 앵글을 들이 미는 명소다. 방식 회장은 호텔 정원의 숲속에서 어렵사리 솔방울 세 개를 주었다. 그중 한 개를 C시인에게 주었다. 중절모 가운데에 휴지와 옷으로 조심스럽게 포장, 한국으로 공수하는데 성공하였다. 로마 교황의 선물로 생각하고 싶었다.


로마에 관한 이야기는 수많은 작가와 여행자, 관광객이 이야기하고 있다.


<로마인의 이야기>를 쓴 시오노 나나미에 대한 존경은 크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 로마에 가면 로마 사람처럼, 을 가장 면밀, 시원하게 이야기 했다. 로마인의 이야기는 기원전 8세기께 로마 건국에서부터 멸망까지 1천여 년의 역사를 다루었다. 총 19권에 걸친 기록은 세계의 독자를 매료시키기에 흠잡을 곳이 없다. C시인이 가장 흠모하는 여인은 배우 오드리 헵번이다. 헵번을 흠모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역사상 가장 얼굴 예쁜 배우며 담백한 삶속에서 연기를 했다. 노후, 아프리카의 가난하고 병든 사람을 위하여 헌신했다. 헵번 다음으로 시오노 나나미를 흠모한다. 1937년 7월 7일 도오쿄에서 태어나 서양 철학을 전공했다. 잠시 학생운동도 경험한 시오노는 이탈리아에 매력을 느끼고 이탈리아 청년과 결혼, 로마인이 된다.

 

괴테가 로마에 여행 중 로마의 매력에 빠져, 2년을 지내며 로마를 알아가는 과정보다 더 진한 로마 사랑에 빠진다. 시오노의 해박함은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작가도 선천적 작가가 있고, 후천적 작가가 있다. 시오노는 선천 후천을 겸한 작가다. 아무리 노력해도 선천적 작가를 능가 못함이 후천적 작가다. 물론 노력에 의한 후천적 훌륭한 작가도 많다. 후천적 작가의 사례를 드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선천적 작가는 셰익스피어, 괴테, 김소월, 권일송 시인과 박경리 소설가를 들 수 있다. 시나리오로는 한운사, 김수현 방송작가들이다.


박경리 소설은 한말의 몰락으로부터 일제 강점기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시대에 이르는 과정을 지주계층이었던 최씨 일가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폭넓게 기록했다. 박경리 소설은 1969년부터 1994년까지 무려 45년에 걸쳐 20권을 펴냈다. 어떤 면에서 박경리는 시오노보다 호흡이 긴 소설가로 높이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단지 박경리는 작은 동양 나라에서 일어난 서사시라는 스케일의 차이일 것이다.


만약에 박경리가 로마를 여행 했다면 다른 경이함의 소설을 만들 수도 있었을 것이다. 로마경내를 나와서 뒷길 에서 젊은 대학생이 몇 가지 물건을 놓고 판매하는 모습이 연민이 갔다. 유서 깊은 돌담사이에 자라는 풀들, 로마의 역사를 말한다.


로마의 흥망사를 저 돌담은 유유히 간직하고 있다. 로마 길모퉁이 카페에서 아메리카노와 피자를 놓고 담소를 나누는 것은 여운이 크다. 광장에는 폴리비우스의 숨결이 있고 플루타르크의 영웅이 살아 호령하는 로마다.

 

로마는 신이 서성이고 신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윤리보다는 법과 제도에서 로마의 융성이 있었다. 로마의 역사적 기술이 아무리 잘 보관 됐지만 시오노 나나미의 상상력이 없었다면 <로마인의 이야기>는 그 맛을 더 하지 못했을 것이다.


C시인의 관광 중 교황은 감기로 외부인과 접촉이 되지 않았다. 대신 로마의 우산 소나무가 솔방울 선물을 주었다.


로마 굿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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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1/21 [09:59]  최종편집: ⓒ 성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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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하신 이재선씨가 입바른 소리하면서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제목이 기소여부 초읽기가 뭡니까?? 김혜
역시 참언론 성남일보 예전부터 알고 기
혜경궁 김씨입니다. 저를 죽여주세요.. ^
혜경궁김씨입니다. 이재명지사가 감옥에가
박사모 부부가 똑같네.. 이제와서 딴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