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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쫙~’ 이라는 유행어로 국회의원 된 서한샘

최창일 /시인· 이미지평론가 | 기사입력 2019/05/07 [21:01]

‘밑줄 쫙~’ 이라는 유행어로 국회의원 된 서한샘

최창일 /시인· 이미지평론가 | 입력 : 2019/05/07 [21:01]
▲ 최창일 교수.     ©성남일보

[최창일 칼럼] 서한샘 선생에게 학교에 다녀온 초등학생 아들이 “아버지 우리 집안에 서재필 선생님 말고 유명한 사람이 누구에요?”라고 물었다. 학교에서 내준 숙제를 해결할 생각으로 물은 것이다. 

 

서한샘 선생은 “멀리 찾지 말고 가까이서 찾아 보거라”라며 다소 엉뚱한 대답을 했다. 아들은 아버지의 대답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지었다. 서 선생의 대답은 분명히 맞는 말이면서도 재치 있는 표현이어서 듣는 사람들은 크게 웃었다고 한다.

 

서한샘 선생은 ‘밑줄 쫙~’ 이라는 유행어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국어학자다. 아들에게 자신의 유명세를 에둘러 말한 것처럼 1996년 신한국당 소속으로 15대국회의원을 지냈다는 경력이 더 선명 할 수도 있다.

 

서한샘 선생은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를 다니면서 남다른 유머와 어휘를 만드는 창의력을 가졌다. 졸업을 하며 동신고를 거쳐 홍익대 부속 여고에서 교편을 잡았다. 당시 학원들은 학교에서 이름을 날리는 선생을 스카우트 하였다. 대표적인 학원이 대성학원과 종로학원이다. 

 

두 학원에서는 서한샘 선생을 놓고 스카우트에 공 드렸다. 결국 대성학원이 삼고초래 하여 서한샘 선생 초빙하는 데 성공하였다. 고등학교에서 받는 봉급의 수 십 배를 받는 행운도 가졌다. 

 

서한샘 선생을 간판으로 내세운 대성학원은 예상대로 대박을 터트렸다. 서한샘 선생의 국어강의를 듣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기이한 현상도 벌어졌다. 한국 입시 역사에 국어과목 하나로 학원이 좌지우지 된 것은  기록적이다.

 

서한샘 선생은 이재(理財)에도 남다른 감각을 가졌다. 대성학원의 강단의 감각을 살려 학원사업에 뛰어들었다. ‘한샘출판’과 ‘한샘학원’을 설립했다. 한샘출판에서 나온 ‘한샘국어’는 고교입시교재로 활용되는 등 사업은 크게 성공을 하였다. ‘한샘국어’를 펴내며 많은 부수가 판매 될 거라는 예측은 못했다. 

 

초판은 물론 해를 거듭하며 한샘국어는 한국 수험 사에 길이 남을 출판 기록을 세웠다. 당시 한샘출판사는 세무를 생각, 판매 부수를 정확하게 발표하기를 꺼렸다. 정확한 판매량은 알 수 없다. 물론 지금의 현실에서는 어림없는 일이다.

 

펙트를 말하면 서한샘 선생은 ‘밑줄 쫙~’ 이라는 유행어 하나로 학원사업에 성공 했고, 국회의원이 되었다. 1990년대는 자기분야에서 이름을 알리는 유명세로 국회의원이 되는 시절이었다. 

 

코미디언 이주일도 그런 맥락의 주인공이다. ‘못생겨서 미안 합니다‘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일약 스타가 되었다. 서한샘 선생처럼 유행어를 만들며 성공을 거둔 독특한 이력의 사나이다. 

 

당시 방송에서 서한샘 선생의 ‘밑줄 쫙~ ’ 유행어는 코미디 소재로 활용되기도 했다. 유명 배우에 못지않게 인기도 누렸다. 학생들에게 ‘밑줄 쫙~ ’은 유행처럼 번져, 보통 명사가 되기도 했다. 각종 방송은 서한샘 선생을 명사로 초대하는 데 공을 들이기도 했다.

 

모르긴 해도 세종대왕이 국정을 살피셨다면, 분명 교육부 장관을 엮임 하였을 것이다.

C시인이 대학에 근무하는 즈음에 서한샘 선생은 국회의원을 그만두면서 <대학으로 가는 길> 수험생 잡지를 만들며 인연이 되었다. 

 

<대학으로 가는 길>에는 수험지계에서 내노라 하는 입시정보의 인재들을 모아 만든 잡지다. 고흔치 사장, 최성한 국장, 진학 잡지의 조만식 국장을 영입하였다. 창간호를 만들며 C시인에게 ’대학홍보‘라는 칼럼청탁을 했다. 후일 C시인은 <대학으로 가는 길>에 연재한 대학 홍보이야기를 한권의 칼럼 집(『오늘도 우리의 삶에는 향기가 있다』)을 펴내기도 했다.

 

서한샘 선생은 교육관련 방송에도 꿈을 펼치는 계획도 가졌다. 홍대 근처에 건물을 짓고 장비도 마련했다. 그러나 당시 방송 사업의 인허가가 매우 어려웠다. 서한샘 선생은 방송의 코앞까지 만들고 접기도 했다.

 

‘밑줄 쫙~ ’의 서한샘 선생이 오늘 아침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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