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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의 밤 주름잡는 신세대 조폭
의리·패싸움 옛말 돈이 최고

성남 조폭 변천사…이젠 "돈 없으면 깡패도 못해"

김별 기자 | 기사입력 2003/04/01 [06:59]

성남의 밤 주름잡는 신세대 조폭
의리·패싸움 옛말 돈이 최고

성남 조폭 변천사…이젠 "돈 없으면 깡패도 못해"

김별 기자 | 입력 : 2003/04/01 [06:59]

경찰에 검거된 국제파 조직폭력배들의 뿌리는 일명 국제 마피아 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성남에 시가지가 형성되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던 70년대 중반, 성남은 일명 종합시장파와 국제마피아파가 양분하고 있었다.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양대 조직의 원년 보스들은 이미 60대에 접어들어 주먹계를 은퇴했다.
초창기이래 성남을 주름잡던 두목들이 생업을 찾아 주먹계를 떠나거나 감방 신세를 지면서 90년대 중반부터는 신세대 조폭들로 물갈이 됐다.








▲국제파 조직이 세력확산의 거점으로 삼았던 종합시장의 ㄱ나이트클럽.     ©성남일보
이 과정에서 종합시장파는 신종합시장파와 관광파로 분열됐으며 국제마피아파도 기반이 크게 약화된 것이다. 이번에 검거된 국제파는 전신인 국제마피아파의 20∼30대 잔당(?)들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2∼3년 전부터 세력을 모으기 시작해 활동을 재개한 소위 영돈이파로 알려져 있고 종합시장과 중동 일대의 나이트 클럽이나 대형 유흥업소를 주무대로 삼았다.


사회적 분위기상 조폭들의 입지가 많이 약화된 것은 사실이나 이번에 검거된 이들의 수법은 예상외로 대담했다. 최근 들어 조폭들은 2∼3명씩 소규모로 몰려다니며 활동하지만 이번에 검거된 국제파 조직원들은 대규모로 떼지어 다니며 대형 유흥업소에서 공개적으로 술을 마시고 업소 주인들을 협박했다.


보복을 두려워한 피해자들이 신고를 꺼리다 보니 수사도 쉽지 않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번에 국제파를 검거하는데 2년여 이상의 내사기간이 필요했다.
남부서 관계자는 "조폭들이 회식을 했던 식당 주인을 찾아가 비밀리에 수사를 하려 해도 대부분 협조를 안 해준다"며 "지금 신고가 다 안 돼서 그렇지 피해사례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90년대 들어 조폭들의 풍속도도 변해가는 추세다. ‘형님’을 위해서라면 감옥행도 마다하지 않았던 옛날 그 시절을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남부서 관계자는 "20대가 주축인 요즘 신세대 조폭들에게 보스 대신 감옥에 가라고 하면 다 도망칠 것"이라고 최근 분위기를 전한다. 형님이 감옥에 들어가면 돈 털어서 변호사 비용 대던, 의리로 뭉친 건달은 이제 영화 속의 한 장면으로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로 한가운데서 칼 들고  맞장 뜨는 장면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아울러 예전 같으면 이른바 통큰 건설사업 이권 등에 개입하던 조폭들이 요즘에 주력하는 분야는 주로 사채나 일수 업자 등 돈놀이고 심지어 경마장에 가서 아줌마들의 환전 수수료에까지 개입하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번에 검거된 국제파 일당도 주로 수정·중원구 유흥가 일대에서 활동하면서도 유일하게 분당까지 손을 뻗친 곳은 경마장이었다는 설명이다.
"이제 돈 없으면 깡패도 못한다"는 말이 이 바닥의 정설이 된지도 오래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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