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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차린 밥상처럼 되어야

학교급식 제도개선 절실 ... 학생 건강과 직결

윤경춘 | 기사입력 2003/11/17 [20:10]

엄마가 차린 밥상처럼 되어야

학교급식 제도개선 절실 ... 학생 건강과 직결

윤경춘 | 입력 : 2003/11/17 [20:10]

[독자투고] 학교급식이 확대 실시되면서 아이들은 무겁고 번거로운 가방을 덜 수 있었고, 학부모들은 아침마다 하던 도시락 반찬 걱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 그러나 빈번하게 발생하는 식중독사고나 계약과 납품과정의 부정부패, 저질고기 납품 등을 고발하는 프로그램을 보며 불안한 마음을 누를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각종 식품첨가물이 든 가공식품과 패스트 푸드가 아이들의 부산스러움, 아토피성 피부염과 무관하지 않고, 먹거리가 아이들의 건강과 인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인식할 때, 식재료 선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가정에서 여러 가지 염려를 담고 신중히 고른 식재료로 밥상을 차리는 것처럼 학교에서도 우리 아이들이 엄마가 정성들여 차린 밥상같은 급식을 접했으면 하는 것이 많은 학부모들의 바람이다.


필자가 처음으로 ‘식재료 검수’를 하던 날의 일이다. 그 날의 식단에 필요한 재료들이 도착하고 재료의 포장상태, 원산지 표기, 중량확인, 유통기한 확인, 냉장육의 온도를 각각 확인하고 기록하면서 몇 가지 의구심이 들었다. 전처리과정을 거쳐 들어온 재료들의 원산지와 품질은 믿을 수 있는 것인지, 꼭 손질해서 깐 감자를 가져와야하는지, 야채는 아주 싱싱해 보이는데 잔류농약은 없는 것인지, 이런 식자재는 어떻게 계약되어 공급되는지 ......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 볼 수록 학부모의 적극적 참여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다방면의 제도적인 뒷받침임을 깨닫게 되었다.  이 글에서는 본인의 경험을 통해 학교 급식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몇가지 피력해보고자 한다.


위탁급식에서 보여지는 문제는 물론이고 현재 직영급식이 이루어지는 학교의 경우도 여러 가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먼저 급식 종사자의 수가 적어 전처리과정을 거친 재료가 납품되고 있으며, 완제품의 사용비율이 높아지는 문제가 있다. 적은 수의 사람으로 짧은 시간 안에 수백 명분의 식사를 준비하려니 일일이 원재료 손질에 시간을 쓸 수 없는 까닭이다. 또한 완제품 사용과 국적불명의 조리법으로 인해 우리 전통음식 선호도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둘째, 미래를 짊어질 우리 아이들 손에 저질 수입 농산물이 닿지 않도록 통제하는 시스템의 부재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하여 안전한 최상의 국산 식재료를 선별하여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 학교 급식에 쓰이는 전체 예산 중 약 80%에 달하는 금액을 학부모들이 부담하고 있음에 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교육경비보조금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급식도 엄연한 교육임을 감안하면 급식 관련 예산과 관련하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학교급식 경비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교육은 나라의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이 나라의 미래를 밝게 할 아이들 교육에 충분한 투자를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의무이기도 하다. 


넷째, 식습관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학교급식과 관련한 바른 먹거리교육이 없는 상황이다. 육류 선호위주의 편식으로 영양 불균형상태가 심각하고, 국적불명의 음식이 선호되어지며, 식사예절과 관련한 교육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나 학교급식을 통하여 제대로 잘 먹는 법에 대한 교육과 더불어 전통적인 식문화를 이어 나감은 물론 농사짓는 이웃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고, 급식을 통해 국가간 상호작용까지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급식문제는 질을 담보하기 위해 노력할 단계에 와 있다. 이를 위하여 학부모들은 급식과 관련된 활동에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급식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식재료 검수에 참여하거나 식자재 납품업체를 현장 점검하여 양질의 식재료를 공급하도록 계도할 수 있다. 또한 학부모의 권리와 의무를 다하는 동시에 식중독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성 확보 방안을 강구하도록 국가에 요구할 수도 있다.  


장차 이 나라를 이끌어 갈 미래 동량들의 건강과 아름다운 인성을 위하여 집에서 정성들여 차린 엄마의 밥상같은 급식이 되도록 학부모와 생산자, 유통 및 가공업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각자의 역할에 큰 의미를 부여해 나갈 때이다.  /구미중학교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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