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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빈센조가 필요한 시대

최창일 / 시인· 이미지평론가 | 기사입력 2021/05/27 [21:24]

지금은 빈센조가 필요한 시대

최창일 / 시인· 이미지평론가 | 입력 : 2021/05/27 [21:24]

[성남일보] 나무와 나무가 맞닿아 연이어진 가지,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들이 엉켜 마치 한 나무처럼 자란 것이 연리지다. 이들은 불륜의 나무다.

 

얼마 전 막을 내린 ‘빈센조’ 드라마는 살인도 품격이 있다는 듯 재미있었다. 잘생긴 이탈리아 마피아는 잔인하게 악을 무찔러도 되는 것일까. 의문을 남긴 듯, 암묵적으로 용납되는 악인의 모습이었다.

드라마는 시대상을 말한다. 멀게는 16세기 허균이 쓴 ‘홍길동 전’, 가깝게는 이철용 작가가 쓴 ‘어둠의 자식들’, 같은 80년대에 김홍신 소설가가 쓴 ‘인간시장’도 잔인무도한 거악에 대항하는 작품들이었다. 

 

작품은 그 시대의 반영이다. 홍길동은 밤이 없다. 시공을 넘나든다. 신출귀몰하는 의적이다. 고관대작들의 불의를 무찌른다. 당대 현실에 실재했던 사회적인 문제를 왜곡 없이 보여준다는데 가슴을 뚫어주는 소설이다.

 

어둠의 자식들은 먹물들(높은 지식인)을 향하여 마음껏 분개 한다. 암울한 시대, 뒷골목 사람들을 통하여 밑바닥 인생들의 사연을 그려냈다. 사람답게 살아가고자 하는 열망을 심장을 쏘듯 그려냈다.  인간시장의 장총찬의 활약은 그야말로 악이 악을 제압,  카타로스를 날려준다.

 

1부 10권, 2부10권을 펴내며 백만 독자를 흥분의 도가니로 끌고 갔다. 이들의 소설은 하나 같이 드라마, 영화로도 세간의  지지를 받았다.

 

흥미로운 것은 어둠의 자식과 인간시장의 이철용, 김홍신 작가는 작품 덕에 국회의원까지 인연으로 연결 되었다. 그들의 여의도입성은 작품내용의 사회적 반향을 표현한다. 김홍신은 교수가 되고 방송의 진행도 했다. 장총찬 주인공은 작가에게 행운을 가져다  주는 계기가 되었다.

▲ 최창일 / 시인     ©성남일보

근간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은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다. 앤더슨 교수가 살고 있는 미국에서도 30만부 정도의 판매가 고작인 책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무려 200만부 이상이 팔린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 사람들은 정의에 대한 갈증이 크다. 70~90년대 군사정권을 지나며,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렸다 하지만 이명박, 박근혜 2명의 전직 대통령 옥살이는 우리사회의 성찰을 말한다. 그들은 거악의 경제범들이라 판사는 결론을 내렸다. 문재인 정권을 흔들거리게 한 L H공무원들, 부정한 정보로 땅을 구입하고 부정하게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실은 국민의 실망과 분노가 산을 넘는다. 거기에 악을 처단하는 검찰과 판사에 대한 부정적인 색깔은 새까만 어둠의 저편이다.

 

지난 한 해 동안은 검찰의 비열함이 백일하에 드러나는 해였다. 수사검찰과 전관예우의 변호사, 범죄자가 한통속이 되었다. 거기에 룸살롱 술자리가 폭로되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이를 수습하는 방법이 기괴하다. 그들을 모두 선한 경계선 안에서 거주하는 족속으로 인정하여 주어버렸다. 검찰의 행태는 결국 수사권 분리와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를 만들게 했다.

 

빈센트의 작가는 오늘의 검찰을 향한 문화적 지적을 한 것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정의에 대한 적극적 탈출구가 필요하다. 이것이 한국의 진정한 문민의 시대가 열림을 뜻한다. 드라마를 통하여 보여준 정의로운 사람들의 몸짓. 빈센조는 이탈리아 마피아 콘실리에리 출신이지만 홍유찬 변호사를 만나 심경에 변화를 겪고 바벨에 처절한 심판을 내리며 자신의 정의를 실현해간다.

 

속물 변호사였던 홍차영(전여빈 분)역시 아버지 홍유찬 죽음 이후 자신이 몸담았던 로펌을 버리고 아버지의 원한을 풀어간다.

 

금가 프라자의 상인들은 저마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삶을 살아가지만 자신의 터전을 밀어내려는 바벨에 대항하여 싸우는 과정에서 빈센조와 손가락 끝을 맞댄다. 악의 척결이 마치 승인된 양 폭력이 악이지만 정의가 된다.

 

빈센조의 숙제는 오늘의 현실. 기나긴 군사정권을 지나면서 공무원과 검찰의 부정된 행동은 정의가 되어버렸다.

 

나무와 나무가 맞닿아 연이어진 가지, 뿌리가 다른 나무들이 엉켜 마치 한 나무처럼 자라는 것을 연리지(連理枝)라 한다. 사람들은 나무의 부정을 탓하지 않고 신비하게 바라본다. 엄연히 이것은 나무의 불륜이다. 드러내놓고 불륜을 저지르는 광경이다. 무수한 시간을 그렇게 살아왔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검찰, 공직자의 연리지와 같은 부정에 무관심 했다.  그들의 악은 그들의 조직에서만 연리지처럼 껴않아 주는 정의다. ‘어제도 옳았으니 오늘도 더 옳다’는 그들만의 정의에 빈센조가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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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마시기 좋은 날 2021/05/28 [09:46] 수정 | 삭제
  • 연리지를 불륜이라고 한 것은 과하다고 합니다.(위상진 시인의 조언) '불륜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했으면 하였습니다. 세상은 늘 여유의 시선이 필요함을 느낍니다.
  • 종로시인 2021/05/28 [09:21] 수정 | 삭제
  • 어느땐가 채널을 돌리는데
    빈센조 라는 드라마가 뜨더니 탈렌트 송중기 얼굴이
    보인 것 같았다

    드라마를 안본지 삼년 쯜 되었을거다
    드라마를 보기 시작하면 열중해서 다른 일을할 수 가없어서
    눈물을 머금고 끊어 버렸는데 가끔 아쉽다
    빈센조가 그렇게 재미 있었다면 ....

    사회 정의 공정함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거
    큰소리치며 정치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여려 사람으로인해 모두가 알았을거다

    이순신 장군과 원균을 통해서도 누구를 조명하느냐에 따라
    색깔을 조절하면서 공과사로 나뉘며 달라지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 어느 방송에서 실제로 이순신 장군고 원균을 재조명 한다는데
    정말 그동안의 이미지가 바뀌어 보이더라니까

    오늘 시인을 통해서
    연리지의 사랑이 불륜이라는
    잔인한 사실을 알아버렸다 ㅎ ㅎ
    재미있다 시인의 표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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