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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의 최전선

최창일 / 시인· 이미지평론가 | 기사입력 2021/06/27 [11:34]

배려의 최전선

최창일 / 시인· 이미지평론가 | 입력 : 2021/06/27 [11:34]

[최창일 칼럼] “다른 사람한테 당신의 문제를 얘기하지 마세요. 그거 아세요? 90%는 여러분 얘기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고 나머지 10%만이 그 얘기를 듣고 기뻐할 것입니다. 그러니 나의 문제를 이야기 하지 마세요.”

 

미식축구 코치 루 홀츠(Lou Holtz. 1937~) 말이다. 홀츠는 80대의 할아버지다. 그의 연설은 꽤나 유명하다. 강사료가 회당 2~3억 원에 달한다. 체격이 왜소해 선수로 빛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여러 가지 코치로서의 자격에 대한 능력이 많아 일찍이 코치로 전향하여 발군의 실력을 쌓은 미식축의 살아있는 어른이다.  

점심을 같이한 선배는 “나는 요즘 인생을 다듬고 있어. 나에게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전화번호에서 지워야할 시간이 온 것 같아. 삶의 결이 나와 뒤틀린 사람이 첫 번째야. 특히 이념에 치우친 사람도 지겨워서 지우기로 했어”라는 말에 귀가 솔깃했다.

 

그 말을 나와 같이 들은 학인은 그렇게 실천하는 삶이 맑고 깨끗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자신도 그렇게 하고 싶었다. 당장 실천하자고 전화를 차단하거나 영구히 지워버렸다.

 

이런 이야길 평소 가깝게 지내는 K에게 말했다.  K는 학인의 말에 대하여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세상을 그렇게 면도로 사느냐는 것이다. 학인은 앗 차, 싶은 생각보다 홀츠 할아버지 생각이 떠올랐다.  감정과 일상을 함부로 얘기 하는 것이 이런 경우구나. 설령 전화번호를 지운다 하여도 혼자 결정하는 일이지, 타인에게 말을 하지 않았어야 하는 것이로구나, 하고 생각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홀츠는 코치는 인생의 네 가지 원칙을 이야기한다. “첫째 나이가 들어도 모두가 해야 할 일이 필요하다. 둘째 사랑할 사람도 필요하다. 셋째 우리가 모두 믿을 사람이 필요하다. 저의 경우는 하나님이 그분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필요한 또 한 가지 넷째는 “희망을 품으라”는 말도 한다.

 

홀츠가 졸업식에 초청되어 그가 걸어온 인생사를 얘기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의 얘기는 내가 생각한 것과 너무나 비슷했다. 

▲ 최창일 / 시인     ©성남일보

홀츠는 배려를 강조한다. 사람에게 배려가 없으면 처음 보는 사람과의 대화는 굉장히 어렵다. 상대를 배려하면서 얘기 하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대화가 된다.

 

예능인 유재석을 일컬어 배려의 아이콘으로 말하곤 한다. 상대를 배려하면 대화는 진솔해 진다. 상대가 진솔해 지는 것은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고 공감한다. 우리는 사람의 관계를 ‘유지‘한다는 말을 한다.

 

사회적으로 여유의 사람은 ’유지‘가 아니라 ’노력‘을 한다. 그 속에는 진실의 배려가 있다. 은유 작가 쓴 ’쓰기의 말들‘에서 이야기다. 제주 출신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 인터뷰 기사를 쓰기 위해 “김효순 작가의<조국이 버린 삶들>과 현기영 소설가의 <순이 삼촌>을 먼저 읽었다. 정보를 챙기고 관련 언어를 읽혔다.

 

글 쓰는 사람이 아는 것이 많아야 퍼 줄 것도 많다고 생각하면 절로 손이 바쁘다”고 한다. 글 쓰는 것도 누군가에 대한 배려가 먼저다. 쓰고자 하는 사람에 대하여 알고 쓰는 것이 배려다.

 

시집을 만들고 선후배에게 증정을 한다. 작가의 싸인을 보면 배려가 보인다. 만년필을 이용하고 잉크가 배이지 않도록 노란 모눈종이를 올린다. 책을 넘기면 노란 모눈종이 아래 싸인이 보인다. 이렇게 배려가 가득 찬 책은 책꽂이 중앙에 꼽아두게 된다.

 

결국 배려는 한 가지 규칙이 있었다. 내가 성장하고 있지 않다면 배려가 죽어가는 중이라는 것이다. 배려는 마음의 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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