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편지] 어느 교회에서 선교사를 보내려고 헌금을 하는 중이었습니다. 이 교회에서는 헌금 접시를 돌리기 때문에 얼마를 헌금하는지 옆에 사람들도 다 볼 수가 있었습니다.
-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삶 영상뉴스 보기
헌금 접시가 어느 시각장애인 앞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많은 헌금을 할 수 없는 어려운 형편의 사람인 것을 모두 다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7만원을 접시에 세어 놓는 것이었습니다.
깜짝 놀란 옆 사람이 물었습니다.
“아니, 당신이 어떻게 그 많은 돈을 헌금하십니까?”
시각장애인은 웃으며 대답을 하십니다.
“저는 눈이 안 보이지요. 그런데 제 친구에게 물어보니 저녁 때 방 하나에 불을 켜는 전기료가 일 년에 27만원 든다고 하더군요. 나는 방에 불을 켜야 할 필요가 없으니 일 년이면 그 만큼의 돈을 쓰지 않아도 되는 복을 받았구나 하고 생각을 하고 그걸 모은 거죠. 그래서 예수님을 모르고 아직도 그 은혜를 모르고 어두움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참 빛 복음의 빛이 비치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어느 글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전기가 없어서 촛불이나 등잔불로 생활을 하고 또는 반딧불을 모아 글을 읽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전기 없이 사는 사람들이 20억 이상의 사람들이 있다고 하니 우리들은 전기의 혜택을 받고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하루에 우리가 10,000원 이상의 돈으로 살고 있다면 10,000원이 없어 가난의 굴레에서 힘겹게 사는 사람들이 지구상에 12억원의 사람들이 굶주림에 있다고 하니 그들보다 우리는 얼마나 감사해야 합니까?
하루에 한 끼라도 따끈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면 그 한 끼의 음식이 없어 영양실조에 걸린 사람들이 8억이나 있다하니 우리들은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오늘 아침에 건강한 몸으로 따뜻한 잠을 자고 일어났다면 하루에도 몇 천 명씩 코로나 양성반응의 환자가 발생했지만 병실이 모자라 입원을 못했다는 소식이 뉴스로 들려오는데, 우리들은 더욱 주님에게 감사해야 합니다.
먹을 음식이 있고 입을 옷이 있고 잠을 잘 보금자리가 있고 은행에 여분의 돈이 있고 집안의 어느 곳에 동전을 모으는 동전 통이 있다면, 이 지구상에 8%에 드는 행복한 사람임을 알아야 합니다.
70여 년 전 6.25 피난 시절 한 많은 사연을 담고 살아온 우리들의 삶을 되돌아보고 국밥 한 그릇의 사연을 되돌아 본 다면 영도다리 옆 자갈치 시장 입구에서 배고픈 사람들의 든든한 곳간이 되어준 욕쟁이 할머니 돼지 국밥집의 구수한 그 사투리와 욕설이 생생하게 떠올라 적어 봅니다.
고달픔과 삶의 애환이 묻어 있는 허름한 벽 한편에 대문짝만 하게 붙어있는 ‘돼지국밥 5천원’ 단골 손님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허겁지겁 국밥을 삽질 하듯 입에 퍼 넣고는 세상으로 날아갈 듯한 트름 한 번을 하고는 오천 원짜리 한 장을 내미는 모습에 할머니는 “3천원만 도가” 손님은 “뭔 국밥 가격이 고무줄이라 예?” 할머니는 “왜 꼽냐? 꼽으면 니가 국밥 사장하면 될까 아니 메” 손님은 “며칠 전에는 5,000원을 받더니만 오늘은 와 3,000원 이라 예?” 할머니는 “야 문디 자식아... 싸게 해줘도 지랄이고, 오늘은 니가 쪼매 힘들어 보여서 내가 니한테 2,000원 뇌물 쏜 거다 와? 할 매요 ... 그러면 내는 와 5,000원 다 봤는 교?” 이쑤시개로 터널이라도 팔 듯 사정없이 이를 쑤시며 나오는 또 다른 남자의 말에 할머니는 “저 봐라... 아까운줄 모르고 밥 냉긴 거 봐라 네에게는 2,000원은 벌금이 덧붙은 것이야!”
생선 실은 자갈치 배가 부둣가에 들어왔다 나간 것처럼 한바탕 소란을 피어대던 할머니의 가게가 섬을 재우는 파도처럼 조용해질 즈음 “여기 돼지국밥 한 그릇만 주이소” 할머니는 “오늘은 어찌 손녀랑 같이 왔는교?” “오늘이 우리 손녀생일이라 우”
자신은 녹슨 리어카에 기대어 빵과 우유 하나로 허기를 때우면서도 손녀에게 만큼은 따뜻한 고깃국을 먹이고 싶은 게 할머니 마음이라는 걸 알고 있다는 듯 고기가 듬뿍 담긴 국밥 두 그릇을 내밀어주면서 “오늘은 내가 쏠테니 돈 걱정 말고 맘껏 드슈”
햇살 같은 따스한 정까지 국밥에 담겨 잇는 걸아는 폐지 수거 할머니는 그래도 그럴 수 있냐며 구겨진 오천 원을 펴서 내미시는 모습에 “그럼 한 그릇에 오백 원씩 해서 천원만 받으면 되겠는 교?”
그마저도 안 받으면 공짜로 얻어먹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해질 할머니와 손녀에게 살핌과 나눔으로 없는 이의 마음까지 헤아려주시는 욕쟁이 돼지국밥 할매의 마음에는 행복감이 충만한 시간이며 우리들이 배울 수 있는 광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감사히 잘 먹었심 더...” 그렇게 고맙다는 인사는 욕쟁이 할머니에겐 마음에 따뜻한 선물이 되고 받으면 돌려줘야 한다는 게 대한민국과 피난살이 부산사람 인심이라는 듯 손녀 손에 따끈한 고기 국물을 담은 비닐봉지를 쥐어주며 하늘이 높아진 만큼 사랑하는 마음도 커 나가는 것 같은 흐뭇함으로 멀어지는 두 사람을 배웅하고 있는 욕쟁이 할매의 마음은 흐뭇하기만 합니다.
항구의 뱃고동 소리가 어둠 속에 번져 가고 있을 때 사람 따라 국밥 값이 달라지는 욕쟁이 할머니의 국밥집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남자는 익숙한 듯 “할 매요...! 여기 국밥 한 그릇하고 소주 한병 주이소” “국밥은 내가 줄 테니까 네 손으로 소주는 꺼내서 처무라” 고된 뱃일에 하루를 보내고 따끈한 국밥과 소주 한 잔에 모든 시름을 토해내듯 국밥과 소주 한 병을 혼자서 중얼대며 마시던 남자는 가게 한 편에서 포근한 달빛에 피로를 달래듯 꾸벅꾸벅 졸고 있는 할머니에게 말을 건넵니다.
“지는 걸어도 달려도 와 늘 뒷바퀴 같은 인생인지 모르겠으 예?” 할 매는 “뒤로 갈 땐 뒷바퀴가 먼저일 때도 안 있나? 어찌 인생이 직진 할 때만 어디 있다더냐?” “할 매말이 맞네 예..”
“사람들은 성공하기 전 까진 다들 열심히 하제 근데 성공하고 난 뒤가 더 문젠 기라” 목표조차도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며 뜻을 이룬 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말을 하며 욕쟁이 할머니는 한철 한 계절을 삶에 지친 고된 이들에게 때론 할머니로.. 때론 엄마 같은 따스한 온기로 뭇 사람들을 감싸는 그 마음은 천사가 따로 없습니다.
얼기설기 맞대어 놓은 배들이 파도에 일어섰다 누웠다를 반복하고 있는 부둣 가에 달빛도 잠든 저녁 지친 몸을 이끌고 또 한 남자가 들어서더니 “할 매요! 여기 국밥 하나 주이소” 특유의 할머니의 구수한 목소리로 “김 사장 니 이 시간까지 밥도 안 먹고 댕기 나?”
남자는 대답 대신 “소주도 한 병 주이소” 국밥 한 그릇에 한숨도 썩어 말아 소주잔에 눈물까지 넣어 마시더니 “할매요... 코로나에 결국 못 버티고 오늘부로 가게 문 닫았심더!” “니 처음 사업 시작할 때 돈도 없이 젊은 패기하나 갖고 했다 안했나?” “그땐 그랬지 예” “그라면 지금은 무기가 하나 더 있네” “뭔 무기 예? 빚만 남았는 예” “경험이란 무기가 하나 더 안 있나? 그라고 꿀벌을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 줄 아나?”
“꿀벌은 부지런해서 아님 니 꺼?” “아이다... 꿀벌은 남을 위해서 일하기 때문 이데이” 인생이라는 자는 때론 예기치도 않은 곳에다 닻을 내기도 하지 않는가?
거기에서 남을 도와가면서 함께 잘 사는게 진짜 승리한 거 아니겠는 가라며 위로를 건네는 할머니를 보며 감사의 편지는 이 세상 사람들에게 그 무엇인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겁니다. <저작권자 ⓒ 성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