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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想과 인간] 시계 수선공은 시간을 보지 않는다

최창일 / 이미지 문화학자 | 기사입력 2024/03/26 [07:23]

[詩想과 인간] 시계 수선공은 시간을 보지 않는다

최창일 / 이미지 문화학자 | 입력 : 2024/03/26 [07:23]

▲ 사진 / 최창일   © 성남일보

 

詩想과 인간 18

 

시계수선공은 시간을 보지 않는다 / 위상진 시인

 

그는 시간의 습성을 찾는 중이다

어둠의 부속을 핀셋으로 집어낸다

바늘만 보일 뿐

대못에 꽂혀있는 전표 같은 시간

 

멈춰버린 시계 위

찌푸린 불빛을 내려다보고 있는 부엉이 한 마리

 

불빛 아래 해체되고 있는 상속된

시간의 유전자

식은 지 오래된 바람은 왜 한곳으로만 숨어드는지

이상한 꿈은 왜 물속에서 젖지 않는지

가장 환한 곳에 숨겨진 너를 데려간

시간을 열어본다

 

제비꽃이 지는 동안

순서를 무시한 채 휘갈긴 신의 낙서

인사도 없이 뛰어내린 별과의 약속을

모래 위에 옮겨 적고 있었지

 

차가운 불꽃이 부딪치는 별

듀얼 타임의 톱니가 자전을 시작한다

푸드덕, 그의 심장 뛰는 소리

그는 시계가 없다

 

어둠의 재가 숫자판 위로 떨어질 때

부엉이 날개 바스락거리는 소리

눈꺼풀 닫히는 소리

 

어제 밀린 시간은 지금부터 흐르기 시작하고

너의 시차를 들여다본다

수척한 바람 냄새 오고 있었던가

........................................................................................... 

시에 대한, 현상학적 탐구는 그것이 멈춘 가운데도 멀리 나아가려는 것이다. 위상진 시인은 어쩌다 눈먼 시계공을 만나고 있다. 시간을 보지 않는 시계공은 초월이다. 세상은 초월하는 시간 안의 일이다. 나를 아프게 하는 것이 나를 강하게 만든다는 사실은 나의 행복을 만질 줄 아는 것이다.

 

시는 시계공이라는 형태를 낙성(洛城)하고 있다. 식어버린 바람까지도 형태로 일으켜 세우는 시인의 언어는 결핍이 아니다.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놓치는 사람에게 불빛이 되어준다. 인간의 일체는 로고스(말)라고 할 수 있다. 3연에서 제비꽃을 보는 순간은 이웃에 살았던, 순이가 떠올랐다. 다시 눈을 돌리니 신의 시간 노트에서 순수한 낙서를 보았다.

 

윤동주는 스치는 별을 보았고 위 시인은 듀얼 타임의 심장 소리를 듣는다. 어둠의 재가 숫자판에 떨어지는 묘사, 부엉이를 통하여 시계수선공이 보지 않는 시간을 뚜렷하게 한다. 시인은 수척한 바람을 만나 등을 두들기며 시 정신의 클라이맥스를 말한다. 최창일 이미지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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