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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想과 인간] 꽃비 내리는 날은

최창일 / 이미지 문화평론가 | 기사입력 2024/06/05 [22:38]

[詩想과 인간] 꽃비 내리는 날은

최창일 / 이미지 문화평론가 | 입력 : 2024/06/05 [22:38]

▲ 사진 / 여서완


詩想과 인간26

 

꽃비 내리는 날은 / 박순정 시인

 

맑은 물에 봄이 침잠하고

한 방울씩 한 방울씩

하늘이 떠오르는데

피어난 흰 구름에

살구꽃이 피었네

 

향기에 취한

강가에 봄나물 돋아나고

손 내밀면 잡아 줄 듯

봄빛은

철조망 가시에서

새싹으로 돋고

봄비 내린 아스팔트에

풀꽃이 피는

어느 봄날은

올 듯 보일 듯

 

꽃비 내라는

너의 긴 의자에서

색바랜 앨범이

비에 젖는다

...............................

꽃비가 내리는 시간은 천지창조의 날이다. 나무속에 박힌 꽃들이 빛처럼 밝아지는 세상을 꿈꾸면 꽃비는 풍장(風葬)처럼 바람에 날린다.

 

박순정 시인의 꽃비는 창조의 시간을 은유한다. 새 생명의 노래. “봄빛은/ 철조망 가시에서/ 새싹으로 돋고”, 봄날의 꽃은 모두에게 다가온다. 하지만 시인의 봄은 보일 듯 말 듯, 아리송하다. 시인만의 고독이다. 시인은 세상을 다독이지만 목발 신은 지도자들이 절뚝거리며 걷는다. 그래서 시인의 고독은 봄비 속, 빛이 바랜 앨범이 된다. 

 

세상의 모순은 사어(死語)를 만들지만, 시인은 죽은 씨앗도 싹을 틔운다. 어둑한 시간, 시인은 “강가의 봄나물”을 꺾어, 단란한 식탁을 만든다. 우리에게 주어졌던 모든 기회는 봄비 안에 들어있음을 이해하게 되리라는 것을 아는 기도의 식탁!   최창일 이미지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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